양계업계가 신종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질병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양계전문수의사들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공식적으로 바이러스분리가 이뤄지지 않은 조류 뉴모바이러스(APV, Avian Pneumovirus)로 인해 일선 양계장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APV는 ‘조류비기관염’이라는 호흡기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감염계군의 산란율 및 증체율 저하 등 생산성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타질병과 복합적으로 발생할 경우 피크를 보이던 산란율이 20%대까지 떨어지는 피해를 유발할 뿐 만 아니라 학계에서는 단독발생만으로도 같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어 국내 양계장을 위협하는 새로운 소모성 질병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03년말부터 일부 학계관계자에 의해 유전자검출을 통해 계속 발견되고 있으나 그 이전부터 혈청역가상 ‘항체반전’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져 이미 국내에 만연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충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양계전문 수의사는 “아직 국내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큰 피해가 없을 경우 일반 농장에서는 ND나 IB가 약하게 온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최근에도 모니터링 종계장에서 계속 그 케이스가 발견되고 있다”고 말해 그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더욱이 농장주위에 많은 야생조류에 의한 전파위험성이 높을 뿐 만 아니라 모체이행항체여부나 일령에 관계없이 감염이 이뤄짐으로써 인위적인 통제가 매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유럽이나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뉴모바이러스 백신접종을 통해 대처하고 있는 것은 물론 국내도입 원종계 백신프로그램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바이러스분리가 공식적으로 이뤄지지 않은데다 발생현황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된 상황이어서 사실상 대책부재에 놓여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들어 APV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면서 국내 방역당국에서도 대책 검토를 위한 구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의업계의 한 관계자는 “OIE(국제수역사무국) 리스트 A·B질병에 속하지는 않지만 APV는 마이코플라즈마에 버금가는 질병”이라며 “그 실태파악을 토대로 한 방역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일호 L21h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