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도 웃돈 거래…F2 구입위해 제주도에도 손짓 위생상태 확인 뒷전…농장 청정화 기회 날릴수도 이동제한 해제후 재입식이 허용되는 지역들이 늘어나면서 살처분농가들의 입식돈 확보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자돈생산이 가능한 암퇘지라면 돼지시세가 연동되는 번식용모돈(F1)이나 비육돈선발 암퇘지(F2) 가릴 것 없이 수십만원의 웃돈을 준비해야 거래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은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kg당 7천원대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는 최근의 돼지 지육시세를 감안할때 평소대로라면 두당 75만~80만원 수준이면 구입할 수 있는 F1 가격이 실거래 이전부터 100만원까지 부풀려 지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F2의 경우는 보다 심각하다. 보다 빨리 농장매출을 올리려는 추세가 확산되면서 이제는 F2 구입을 위해 제주도까지 눈길을 돌리는 살처분 농가들이 늘고 있다. 이동제한 지역내 과체중 암퇘지의 경우 아예 종부까지 실시, 임신한 상태에서 분양해 달라고 요구하는 농가들도 상당수라는게 관련업계의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농가들의 재입식이 본격화되는 시점이 되면 비육돈으로 출하되는 암퇘지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이 뿐만 아니다. 자돈확보 경쟁까지 과열양상을 보이며 그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양돈농가는 지난 22일 “30kg 자돈 한 마리가 25만~28만원에 육박한다”면서 “체중이 1kg씩(30kg기준에서) 늘어날 때 마다 3천원씩 더 지불해야 확보할 수 있을 정도"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나마 돈이 있어도 충분한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을 정도로 시장이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황. 때문에 내달에는 자돈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돌면서 자돈을 구입하려는 양돈농가들의 심경은 복잡하기만 하다. 양돈계열화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금 자돈을 입식할 경우 5개월후면 출하가 가능한 만큼 매출 발생 시기를 최대한 앞당 길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더구나 최근의 고돈가 추세가 지속될 경우 30만원 짜리 자돈으로도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농가들이 자돈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하기도 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입식에 나서는 살처분 농장들 가운데 상당수가 매출 발생시기를 앞당기는데만 집중, 재입식돈의 위생 상태는 확인조차 하지 않은채 물량확보에 혈안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현장수의사는 “살처분 농장에게는 각종 질병의 청정화를 위한 더없이 좋은 기회”라며 “그러나 청정화를 간절히 희망하면서도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평소 돈사비우기에 선뜻 나서지 못한 농가들까지도 무조건 넣고 보자는 분위기에 휩쓸리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씁슬해 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농장환경 조성을 최우선으로 재입식에 나서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FTA가 발효되고 FMD의 그늘에서 벗어날 경우 양돈농가들의 대내외적 경영환경이 극도로 악화, 일정 수준 이상의 생산성을 유지하는 농가들만이 생존하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4일에는 한국종돈업경영인회(회장 장성훈)를 중심으로 10여개 종돈장과 생산자단체, 정부 관계자 등이 모여 정상적인 가격으로 종돈(F1 포함)을 공급하는 방안을 집중 모색한 것으로 알려져 그 실현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