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중환 농업연구사(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 시작하며 우리나라에 처음 동물복지 인증제도가 도입된 2012년, 젖소 관련 사료업체, 유업체 및 농가들로부터 많은 문의가 있었다. 아직 젖소농가에 대한 인증기준이 마련되기도 전이었으나, 도입시기와 기준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사육환경과 가축관리는 산유량과 직결되기 때문에 관련 업체들과 낙농가들이 새로 도입되는 동물복지 인증제도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하지만 2019년 7월 현재, 동물복지 인증을 획득한 낙농가는 총 9개소에 불구하다. 2016년에 2개 농가, 2017년에 6개 농가 그리고 2018년에 1개 농가가 동물복지 인증을 획득했다. 현재 동물복지 인증을 획득한 낙농가들도 대부분 현장체험농가들로 국내 유제품 소비시장에서 ‘동물복지’가 미치는 영향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사실 축산물 소비시장에서 ‘동물복지 축산물’로 가장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축종 중 하나가 젖소였다. 젖소는 우유라는 단일 품목을 이용해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돼지나 한·육우 등에 비해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용이했다. 그리고 유업체 등을 통한 유통망이 잘 갖춰져 있었기 때문
김유용 교수(서울대학교) 2018년 8월 중국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이후 우리나라 축산업, 특히 양돈업계에서는 ASF의 유입 방지를 위해 다양한 정책과 방안이 제안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양돈산업을 살펴보면 ASF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불황의 경고음이 지속적으로 들리고 있다. 국내 양돈산업은 꽤 오랫동안 일정한 돈육시세의 흐름을 보여오면서 양돈장과 양돈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축산인들이 그 흐름에 익숙해져 있었다. 즉 국내 돈육가격은 3~8월까지는 높은 시세를 보이다가 9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낮은 가격이 형성되었기에, 매년 반복되는 돈육가격변동흐름 (hog cycle)에 따라 축산관련 종사자들이 대처해 온 것이다. #한숨만 쉰다고 될까 최근 중국의 ASF발생으로 인해 현지 돈육가격뿐만 아니라 EU, 미국, 캐나다 및 남미의 돈육수출국에서는 돈육의 선물시세가 일제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매년 가장 높은 돈가가 형성돼 왔던 6월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5년간 가장 낮은 가격이 형성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경기불황으로 축산물의 소비가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현상과 정부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최저임금 상승
기광석 과장(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낙농과) 유럽을 여행하다 푸른 초원에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젖소들을 마주친 때가 있었다. 정겨운 풍경에 왠지 마음이 푸근해지면서 발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던 추억이 새롭다. 흔히 사람들이 떠올리는 목장은 푸른 초원에 마음껏 뛰어노는 젖소의 모습, 깨끗한 목장의 하얀 울타리, 여유롭게 신선한 우유를 마시는 사람들 등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다. 최근 우리나라에는 도시민이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목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국에 약 100개의 체험 목장이 있으며,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먹이주기, 젖 짜기, 치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긴다. 만약, 목장을 찾아온 체험객들이 쾌적한 축사와 젖소들의 모습을 본다면 농장의 깨끗하고 신선한 우유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우유가 몸에 좋다는 것은 많은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있고 많은 연구 결과가 어린이를 위한 영양 공급원으로 우유만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유제품 소비량은 2018년 80.1kg으로 2008년의 60.9kg보다 31.5%가 증가했으며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전체 유제품 소비량 중에서 음용유의 소비는 2008
류경선 교수(전북대학교 동물자원학과) 산란계의 케이지 사육 최근 들어 오해를 사고 있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산란계의 케이지 사육은 비교적 환경오염이 적고, 다른 사육시스템에 비해 계분과 닭이 분리돼 위생적인 사육방법이다. 또 일괄·체계적인 닭의 사양관리가 가능해 노동력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대다수의 농가에서 닭들이 600cm²/수 미만의 환경에서 밀식 사육되고 있어, 면역력 저하 및 질병 전파에 취약한 구조이기 때문에 AI의 근본적 원인이 닭의 밀식과 감금이라는 국민적 불신이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무분별한 사육기반 확장과 더해져, 현재 산란계 산업의 과잉공급으로 인한 계란 값 하락을 야기 시켰다. 이로 인해 닭의 협소한 사육환경을 개선, 사육밀도를 낮춰 사육수수를 줄임과 동시에, 전통적인 케이지에선 할 수 없는 모래욕, 퍼덕거림, 걷기, 비행 및 스트레칭을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동물복지형 케이지 도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산란계 유동적 쿼터제 도입 돼야 아울러 계란 수급안정을 위해 ‘산란실용계 쿼터제’ 도입이 필요하다. 계란가격이 곤두박질치며 산란계산업이 최악의 불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계란산업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산란
조 재 석 객원교수(대구한의대학교) 사랑과 정의의 사도라 일컬어지는 가가와 도요히코는 1914~1917년 미국 프린스턴신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하여 노동운동, 협동조합운동, 농민운동, 무산계급정당운동으로 일본 사회운동에 자취를 남겼다. 이웃사랑의 큰 틀에서 생명과 노동과 인격적 자유에 기초한 사회를 실현하는 종교적 가치관에 기초하는 ‘기독교 사회주의’의 한 갈래인 ‘사랑의 사회주의’를 제창했다. ‘기독교 사회주의’는 예수의 복음에 철저하고, 예수처럼 자기 자신보다 남을 배려하는 기독교, 개인의 자유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독교, 모으는 것보다 나누는 것에 우선 가치를 두는 19세기 유럽에서 발원하여 현대에 이어온 신앙운동이자 사회운동이다. 가가와 도요히코는 일본 협동조합의 아버지로 불린다. 빈민구제에 힘썼으며 기독교 사회운동가이자 작가이기도 하다. 노동운동 및 사회복지사업에 뛰어들면서 빈민가에 들어가 살았다. 보통선거권 쟁취운동에도 참여하고, 일본 노동조합 총동맹의 결성을 돕는 등 노동운동에 관여해 투옥되기도 했다. 평화주의자로서 1928년 전국반전동맹을 결성하였으며, 1940년 일본의 중국 침략에 대해 중국측에게 사과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다. ‘기독교 사회
김동균 이사장(前 상지대교수, 강원도농산어촌미래연구소) 인류의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문명의 변화속도가 증가될수록 어려운 일이다. 얼마 전 우리 업계는 변화무쌍한 기술의 발전과 상황의 변화를 고려하여 이를 좀 더 편하고 정확하게 다루어보려는 모임을 가진바 있다. 이름하여 ‘ICT기술’을 축산업에 도입하는 문제가 어느 경지에 이르렀느냐를 살펴보고, 이 기술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지겠는가를 생각해 보는 자리였다. 여러 연사들이 현 주소를 짚었고 미래를 상상했다. 사실 필자는 35년 전에 이 문제를 축산경영학회 창간호에서 다루었기 때문에 아마도 이론적 생소함이 가장 적은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에 충실하면서 지내온 사람들에게는 괴리감을 주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었다. 그러나 인류에게는 무한한 잠재력과 적응력이 내재되어 있다. 굳이 비유하자면, 휴대폰이 처음 나오던 시절, 나이 든 사람들은 그 물건의 사용법을 배우려고 고심한 것에 비할 만하다. 도대체 ‘뭣에 쓰는 물건인고?’를 반복하면서 쓰다듬고 만져보아야 별 뾰족한 수가 없어서, 젊은 사람의 도움을 받고나서야 간신히 여는 법부터 배운 기억이 나지만, 요즘은 산골의 아낙조차 다양하게 가지고 놀고 있
김 유 용 교수(서울대학교) 2018년 8월에 이웃나라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여 지금까지 아프리카와 유럽에만 있는 질병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깨지기 시작했다.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진 것과 같이 ASF는 아직까지 백신이나 치료약이 전혀 개발되지 않아서 감염된 돼지들은 모두 폐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ASF가 돼지에게는 치명적인 질병이지만,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아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라 국민들이 그나마 안도하고 있다. 최근에 중국에서 발생된 ASF가 베트남, 캄보디아, 홍콩으로 번지더니 2019년 6월에는 북한에서도 발생된 것으로 최종 확인되었다. ASF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은 감염위험이 있는 국가로 태국과 대한민국을 들고 있어서 국내 축산업, 특히 양돈관련 종사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야생멧돼지·잔반 전파원 확인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육지로 국경이 연결된 동남아시아와는 상황이 다르지만, 북한에서 ASF 발생이 확인된 만큼 북한의 야생멧돼지를 통해 남쪽으로 전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국경검역·방역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ASF의 주요 전염경로는 다행히 구제역과
윤성식 교수(연세대 생명과학기술학부) 인간이 평생 동안 먹는 식품은 약 100톤에 육박할 정도로 많고, 일생동안 섭취하는 음식의 종류 또한 다양해지는 추세다. 평생음식의 종류와 양이 이처럼 많다보니 섭취하는 식품의 종류와 양이 개인의 건강을 직접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소득이 증가하면서 식생활 패턴이 눈에 띄게 바뀌고 있고 건강에 유익한 식품을 골라 먹는 풍요의 시대가 도래했다. 요즘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강조표시(health claim)를 붙여야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일 정도가 되었고, 국내 건강기능식품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건강식 시장의 확대는 대략 2천억 원에 달하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시장이 단단히 효자 노릇하고 있다고 본다. 문제는 우리가 먹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주성분인 유산균 섭취가 과연 건강증진 효과가 있는가 그리고 이들은 얼마나 안전한가가 궁금하다. 10여 년 전부터 유럽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내에서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안전성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각국은 유산균 원
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미국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에서는 2007년에 흥미로운 연구를 수행했다. 대상 그룹을 두 조(A, B)로 나눈 후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갈등을 양 측의 시각으로 설명한 한 쪽 분량의 같은 자료를 나눠주었다. 그 후에 A 조에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도(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보다 약 3.5배 크게 나타난다)를 보여줬다. B 조에게는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등 중동 국가들에게 둘러싸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지도(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면적이 작게 나타난다)를 보여줬다. 같은 정보를 주었지만, 시각적인 정보인 지도에서 A조는 이스라엘이 크게 나타난 지도, B 조에게는 이스라엘이 작게 나타난 지도를 준 것만 다른 것이었다. 이 후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중 어느 쪽이 약자인가에 대한 질문을 했다. 이스라엘이 크게 보인 지도를 본 A 조는 약 70 %가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이 작게 보인 지도를 본 B 조는 62 %가 이스라엘을 약자로 판단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중 어느 쪽을 지지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A 조는 53.3%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했고 B 조는 76.7%가 이스라엘을 지지했다고 한다
전 중 환 농업연구사(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 시작하며 2012년, 산란계부터 동물복지인증제도가 시행되고 3년이 흐른 2015년이 되어서야 한우·육우에 대한 동물복지인증이 시행되었다. 한우의 경우 유기축산을 대표하는 축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기축산 인증을 받은 한우농가들이 동물복지인증을 신청할 것이라 내심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기축산 인증을 받은 한우농가들은 큰 어려움 없이 동물복지인증 획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9년 현재까지 한우농가에 대한 동물복지인증은 한 곳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한·육우의 동물복지인증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동물복지 한우·육우 농장 인증기준’ 내용 중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의견들도 있고, 동물복지인증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의견들도 있다. 사실 동물복지 인증기준은 국내 사육여건과 국외 인증기준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계속해서 개정이 이뤄지고 있으며 세부기준들이 보완되고 있다. 특히 한·육우의 현실적인 사육여건을 고려하여 2018년에 일부 개정이 되어 조사료(粗飼料) 급이 기준이 완화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에 대한 개선이 요구되고 있으
류 경 선 교수(전북대학교 동물자원학과) 가금분야는 우수한 육종, 사양, 도축, 가공 기술을 통하여 규모화된 대규모부터 소규모 시장까지 적용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했으며, 그러한 덕분에 계산물의 양과 질이 개선됐다. 요즘같이 산업화 되어가는 양계사육시스템에서 규모의 차이에 따른 사양관리체계는 생산과 소비자 양자에게 가치 창출의 차이를 느끼게 한다. 생산자에게 토종닭의 사육은 특화를 통하여 소득원천을 다양하게 하므로 수입의 안전성이 확보될 수 있어 토종닭 위주의 중소 규모 사육은 소득의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소비자에게 토종닭은 동물복지규정을 적용하기에 적합한 품종으로 이러한 사양관리 시스템에서 사육을 통하여 닭은 보다 활동적이며 건강함으로 질병에 저항성이 높으며, 폐사율이 낮고, 골격이 튼튼한 장점이 있다. 고품질의 닭고기 생산, 즉 육질이 우수하고 계육내에 영양소 함량도 높은 산물을 섭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는 보다 높은 수준의 복지를 통하여 사육된 토종닭의 생산비용이 높으며, 환경적으로 열악하더라도 토종닭의 가치를 더욱 높게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토종닭의 범위가 세계적으로는 제도적으로 확립되어 가지만 우리나라
윤성식 교수(연세대 생명과학기술학부) 지질학에서는 지구의 나이를 지층의 구조 변화에 따라 구분한다. 홍적세, 충적세는 신생대 4기에 속하는 기간이다. 그런데 지질학이 아니라 역사학자나 인문학자들 사이에 인류세(anthropocene)라는 개념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장구한 지구사(史)의 입장에서 볼 때 현대를 살아가는 인류가 지질학적 변화를 이끄는 주요 세력으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굴착기 등을 이용한 땅파기 활동 하나만 봐도, 호모 사피엔스(인류)는 지구 전체를 뒤덮은 강물들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양의 퇴적층을 옮겼다는 거다. 그뿐만이 아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온난화를 야기하는 이기적 활동으로 해수면을 상승시켰고, 대기 중 오존층을 파괴했으며, 바닷물을 산성화시켰다는 주장이다. 자연 스스로가 오랜 세월을 거쳐 형성했던 지질학적 변화가 인간에 의해 빠르게 만들어지고 있음을 감안해, 서구의 학자들은 인류세라는 새로운 지질시대를 제안하고 있다. 인류세라는 용어를 들으니 좀 섬뜩한 생각이 든다. 영겁에 가까운 긴 세월을 인간이 대신하고 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인류세는 지구를 인간이라는 포유동물이 점령한 시대인데 문제는 하천, 숲, 평야 같은 삶의 공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