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하 명예교수(서울대)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If you want to go quickly, go alone. If you want to go far, go together.”)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이것은 우리의 긴 인생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말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요사이 우리 농업을 보면 꼭 필요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전 세계적으로 농경사회의 문화는 어디를 가나 비슷하다. 연장자가 모든 일의 결정을 주도하고 지역 공동체 정신이 투철하게 실천된다. 반면에 기회만 되면 개인은 매우 이기적이 되는 부작용도 볼 수 있다. 아프리카의 농촌을 가보면 우리의 옛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 이다. 우리나라는 농업사회 시대를 지나고 산업사회 시대를 거쳐 이제 정보화 시대를 영위하고 있지만 압축 성장으로 인하여 국민의 정신 상태는 아직도 농업사회의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농업에 가장 크게 영향하는 요인은 두 가지라고 교과서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기후와 정치. 동서양을 막론하고 농업 정책이 해당 국가의
황성구 교수(한경대학교) 미세마블링을 이야기하자면 무엇보다도 유전능력을 빼 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지난 여름 축산물품질평가원의 마블링 섬세도 측정기술에 관한 전문가초청 세미나에 오비히로축산대학의 구찌다 교수가 초청연사로 왔다. 마블링 섬세도에 관한 판정 체계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농가들은 어떻게 이러한 미세마블링 비육우를 생산할 수 있는가 하는 사양관리 관련 질문에 구찌다 교수는 사료효율, 등심단면 및 근내지방도가 유전능력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 요인보다도 더 유전 능력에 의존한다고 해 농가들은 다시 한 번 입을 다물고 말았다. 왜냐하면 그런 미세마블의 유전능력을 가진 소를 어떻게 확보해 개량해 가야하는지 더 막막한 심정이라고 말한다. 더욱이 우리 한우 농가들은 자기가 출하한 소를 도축장에 가서 등심단면을 본 적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한 미세마블링을 보이는 도체를 본 경험이 있어야 그 어미 및 씨숫소 정액번호 등을 고려해 육종개량을 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농가이지만 육종개량만으로 해결될 문제만은 또 아니다. 왜냐하면 ++ 등급도 잘 못 만드는 정도인데 섬세도 증진을 위한 사양관리 기술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두 마
정 상 은 사무국장(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이번 한돈수출시장조사단(이하 조사단)의 일원인 도드람한돈 뿐만 아니라 몇몇 유통회사도 지난해부터 시범적으로 홍콩에 한돈을 수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사단은 홍콩 현지에서 한돈을 유통하고 있는 윌슨그룹과 엘리트사를 찾아 그들이 생각하는 한돈과 함께 소비자들의 반응을 확인했다. 이들 두 회사에 따르면 홍콩에서는 한류바람을 타고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삼겹살 구이문화를 접한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한돈 소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와규’가 벤치모델 주목할 점은 각기 다른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접촉과정에서 한돈의 성공적인 홍콩시장 공략 방안에 대한 공통분모를 도출해 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일본산이나 호주산, 영국산 등 타 수입육과 차별화된 프리미엄 제품으로의 한돈 포지셔닝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위해선 한돈만의 스토리텔링과 현지 특성을 감안한 홍보 마케팅을 전개,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는 노력이 급선무임도 확인했다. 일본의 ‘와규’ 가 홍콩시장을 거점으로 세계적인 고급육으로 자리잡은 사례는 현지시장 진입 초기 단계부터 한돈의 품질과 가격, 유통시장의 레벨 등 모든 부문에서 고급육으로서 이미지 구축을
박 종 명 원장(한국동물약품기술연구원) 축산물에서 잔류물질(殘留物質, Residue)이란 축산물의 생산과정에서 사료에 첨가하거나 직접 투약 또는 가축에 오염된 물질로서 축산물의 섭취와 함께 사람의 체내로 섭취되어 유해하게 작용할 수 있는 물질을 말한다. 식품은 기본적으로 ‘유독·유해물질이 들어 있거나 묻어 있는 것 또는 그러할 염려가 있는 것은 판매용으로 할 수 없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없다고 인정하는 것은 제외한다’고 예외로 하고 있다.(식품위생법 제4조의2) UN의 WHO, FAO 그리고 세계 각국은 이러한 원칙에 따라 인체의 건강을 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축산물중 잔류물질 잔류허용기준(최대잔류허용한계, Maximum residue limit, MRL)을 각 물질별로 정해 운용하고 있다. 축산물중의 잔류허용기준은 축산 현장에서 사용이 불가피하거나 오염을 피할 수 없는 동물용의약품이나 환경오염물질에 대해 인체에 유해하지 않을 정도의 잔류를 허용하는 한계치를 말한다. 잔류허용기준은 그 물질이 동물실험에서 어떠한 독작용도 일으키지 않은 최대량의 1/100~1/2천의 아주 적은 양을 사람이 섭취할 수 있는 최대량으로 정하
황성구 교수(한경대학교) 지난 20여년간 한우산업은 눈부시게 발전을 거듭해 왔다. 적어도 거세우 평균 출하체중은 2002년 590kg 정도이던 것이 2016년 1월 기준 735kg 정도로 15년이 지나는 동안 무려 145kg 이상 증가했다고 할 수 있다. 그 배경에는 육종개량과 급여하는 사료의 질이 매우 뚜렷하게 개선되었으며 사양관리 기술 또한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오랜 시간에도 근내지방도는 1++ 등급의 경우 여전히 전국 평균이 10%를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 1++ 등급을 예로 드는가 하면 1+등급 출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으나 1++ 등급은 쉽게 나오지 않는 다는 것을 농가들은 무수히 경험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근내지방도를 개선시키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되지 아니한 채로 많은 시행착오와 도전을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할 수 있다. 1++ 등급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개량이 되어 있어야 하고 비타민 조절 등 아주 고도의 사양관리 기술이 필요하다는 교육은 많이 받는데도 여전히 비육우 농가들은 자신감이 없는 채로 노하우 기술을 터득하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상 은 사무국장(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KPop, KBeauty에 이은 마지막 한류의 컨텐츠는 KFood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런 점에서 올해 초,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팀이 전 세계 유학생 501명을 대상으로 ‘2017년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한국 문화는?'을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한돈업계에 던져주는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다. 2017년 현재 주변 외국인들은 가장 좋아하는 한식 메뉴 1위로 삼겹살(28.2%)을 꼽았다. 더구나 불고기(20.8%), 비빔밥(15.9%), 양념갈비(11.1%)가 그 뒤를 이으며 외국인 또한 한식 중에서도 고기류에 대한 선호도가 높음을 짐작케 했다. 이처럼 삼겹살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과 한류 바람을 타고, 한돈 수출의 가능성 타진과 함께 수출 전략수립 기초 조사를 위해 지난 8월16일부터 19일까지 한돈자조금, 한돈협회, 5개 양돈농협 등 총 12명의 수출담당자들로 구성된 ‘2017 한돈수출시장조사단’ 이 홍콩을 방문했다. 홍콩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구미대륙의 해양을 연결하는 중추로서 상업, 무역, 금융이 발달, ‘관광쇼핑의 천국’이라고 불린다. 인구는 750만명에 불과하지만 연간 관광객 수가 4천만명에 이르는 세계
양 창 범 박사(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현대사회에서 과학기술이 산업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은 하루가 다르게 막강해지고 있다. 항공우주기술의 발달, 무선 및 휴대용 통신의 등장, 생명공학의 획기적 발전, 컴퓨터와 정보 통신의 상용화는 사회전반은 물론 농촌의 모습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축산업에 미치는 효과도 예외는 아니다. 그 변화의 핵심이 ‘스마트 팜(농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축산의 경우 EU 등 선진국에 비해 스마트 팜을 실천하기 위한 해당기술의 접목과 응용 수준이 아직은 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 및 연구기관, 산업체 등이 힘을 모아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인 우리나라 여건을 고려해 ‘한국형 스마트 팜’의 발전을 위해 혼신 노력하고 있다. 이에 본 글에서는 축산부문의 스마트 팜에 대한 개념정리, 필요한 시설과 장비, 그간의 성과와 과제 등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농람축산식품부에서 제시한 스마트 팜의 정의를 살펴보면 ‘네트워크(인터넷)와 자동화 기술을 융합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환경과 상태를 파악하고 계량화해 농축산 생산과 유통, 농촌생활에 적용함으로써 농업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능화되고 고효
윤여임 대표(조란목장) 아흔이 내일모레인 친정엄마의 냉장고 안엔 늘 유통기한이 지난 여러가지 음료들이 들어있다. 아예 유통기한이란 개념이 없다. 맛만 변하지 않았으면 된다. 없어서 못 먹었던 결핍의 시대를 온몸으로 겪어낸 그 분의 ‘먹어도 안 죽는다’는 당당한 선언 앞에서는 할 말이 없다. 아이를 키우는 삼십대 중반인 두 딸은 다니러 와서, 냉장고에 하루라도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 있으면 냉장고 주인 허락도 받지 않고 가차 없이 버린다. 베이버부머인 나는 유통기한과 나름대로 정한 소비기한을 탄력적으로 적용한다. 가족카톡방에 살충제 계란코드를 올리며 주의하라는 아이들의 당부에도 확인 없이 그냥 남은 계란을 몰래(?)먹어 버렸다. 이럴 땐 ‘모르는 게 약’이다. 가족일지라도 이렇게 동일한 위험에 대한 지각은 다르며 그 위험을 받아들이는 기준 또한 다르다. 즉 ‘위험수용(risk acceptance)’은 개인마다 다르다. 마트에서 만난 한 중년 여성이 계란 앞에 서서 이걸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혼잣말을 하며 한숨을 쉬더니, 지금까지도 먹고 살았는데 죽기야 하겠냐며 계란 한판을 집어 들었다. ‘죽기야 하겠냐’라는 못미덥지만 치명적인 것은 아닐 것이라는 일말의 안심이
이승훈 경기지사장(농협사료) 요즈음 살충제 계란파동으로 친환경축산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 실태를 적나라하게 파헤쳐 민낯을 보이게 함으로써 이 땅에서 친환경축산이 새롭게 거듭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친환경축산을 영위하는 선택된 상위 8.3%에 들어온 농가라면 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준수하고 관리감독에 소홀함이 없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친환경축산을 하는 농가 중에서도 유기축산은 0.1%, 극히 소수의 농가들이 실시하고 있다. 유기축산은 축산물의 생산과정에서 유전자조작(수정란 이식 포함)을 거치지 않은 가축에게 인위적 합성 첨가물을 포함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사료를 급여하고 운동장이나 휴식공간, 방목초지가 겸비된 환경과 자연적인 방법으로 분뇨처리와 환경이 제어된 상태에서 사육하는 방식을 말한다. 즉 유기축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적 사료를 생산, 급여하고 동물복지를 고려한 가축관리, 분뇨의 자원화를 통한 자원순환처리 방법 등 인위적인 요소를 완전히 배제하고 자연적인 방식에서 축산을 하는 방식을 말한다. 즉, 밭을 검게하는 축(畜)자 본연의 의미를 살리는 축산을
기후변화, 환경과 밀접하지만 인지·예측 어려워 한국축산 환경적 문제, 보다 멀리 보고 대비해야 식량산업 세계로 연결…경쟁력 키울때 더 큰 시장 열려 강원대학교 박규현 교수는 동물생명과학대학 동물자원과학부 소속으로 축산학개론, 동물생태환경학, 가축방역학을 비롯해 친환경축산, 축산대기환경학, 신재생에너지와 축산 등을 강의하고 있다. 특히 대학원생들에게는 축산대기환경 쟁점, 축산시설 및 환경쟁점 및 ICT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기후변화와 가축의 적응성 그리고 우리나라 축산부문 기후변화 평가체계 구축에 대한 내용을 연구 중이기도 하다. 서울대를 졸업 후 캐나다에서 가축분뇨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측정과 온실가스 배출량 국가보고서 작성을 위한 배출계수 개발 연구를 수행하면서 석사와 박사를 마친 인재다. 2007년 7월에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에서 농업연구사로 근무를 하며 축산부문 기후변화 및 온실가스 관련 연구를 수행하였고, 정책 지원 업무와 우리나라 기후변화협상 대표단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3년 9월부터 강원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국내에 매우 드문 기후와 축산을 연계시킨 분야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박규현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기
문 성 호 수의사(농협경제지주 종돈개량사업소) 진전증이 확인된 농장은 모돈 500두의 PRRS 음성 농장으로 일괄 사육이 이뤄지고 있다. 특이한 것은 구서작업을 외부업체(방역공사)에 월1회 의뢰하는데, 매년 구제역이 발생하는 시기(12월 ~ 3월, 심한 경우 5월까지) 차단방역상 구서작업을 중지한 이후에 분만사 포유자돈에서 선천성 진전증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선천성 진전증은 주로 산차 및 품종에 관계없이 발생했다. 2013년 해당농장의 가검물을 채취해 돼지열병, 써코바이러스와 같이 선천성 진전증 원인체를 확인하려고 했지만 분리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201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개최된 IPVS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냈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 수의과대학이 선천성 진전증에 대한 연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돼지열병과 같은 바이러스 속인 비정형 돼지 페스티 바이러스(Atypical Porcine Pesti Virus, APPV)를 분리하게 됐다는 사실을 접하게 된 것이다. 페스티 바이러스는 박쥐에서 유래한 것으로 돼지에서는 돼지 열병바이러스가, 소에서는 BVD-MD 바이러스가 있지만 이외에도 비정형적인 페스티 바이러스가 더 많다. 필자도 해당농장에서 2017년 1월
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올해에도 축산에 부정적인 많은 뉴스들이 나오고 있다. 살충제 계란, 공장식 축산, 하천의 녹조, 수질오염… 언론들은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축산의 부정적인 부분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2016년 3월에 보고한 ‘국민경제를 고려한 미래 축산정책 개선방안 연구’에서 조사한 축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총 908명의 답변자 중에서 ‘긍정적 측면이 크다’라고 답변한 비율이 62.1%이고 ‘부정적 측면이 크다’라고 답변한 비율이 14.4%, 그리고 ‘비슷하다’라는 답변은 23.5%였다고 한다. 이 조사에서 농업인의 경우 부정적 견해의 비율(24.3%)이 비농업인의 그것(13.5%)에 비해 높았는데 이것은 축산업의 수질악화와 악취 발생 등 환경문제를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사자 주변인들이 축산업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긍정적’ 답변이 49.8%, ‘부정적’ 답변이 20.8%이고 ‘비슷’하다는 답변이 29.4%였다고 한다. 축산업의 긍정적인 측면에 대한 복수 응답 허용 질문에서는 ‘동물성 단백질 등 필수영양분 제공’에 가장 많은 답변이 있었으며, ‘농업·농촌의 유지’에도 답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