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D(구제역)가 발생한지 3개월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그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FMD사태로 인해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 청정국으로 축산정책의 방향을 선회했다. 백신은 치료제가 아닌 예방제이다. 맹신은 절대 금물이다. 축산농가의 강한 방역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이다.앞으로 6개월 마다 FMD 백신 접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 비용을 개별농가가 부담하기보다 축종별 자조금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자조금은 포괄적으로 각 축종별 산업의 발전을 위해 탄생됐다는 점에서 FMD 백신 접종 비용 지원은 당연하고 적절하다는 생각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생산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하나의 산업기반이 유지된다. 우리 축산업도 마찬가지이며 이번 구제역으로 생산시장이 크게 감소하여 관련 산업기반을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 또한 그동안 굳건히 지켜냈던 자급률 기반조차 수입육 시장에게 그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커다란 위기이다. 이 위기를 회피할 유일한 방법은 오직 한가지 시장 재건뿐이다.농장재건 없이 우리산업의 미래는 없다. 우리의 양돈산업은 희망이 있다. 분명히 지켜내고 더 큰 발전을 이뤄낼 것이다. 구제역 피해를 입지 않은 농장도 이 부분을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산업전체가 대승적 차원에서 발벗고 나서야 하며 혹시라도 후보돈 및 F2 공급으로 한몫을 챙기려는 움직임은 자제되어야 할 것이다.
사상 최악의 구제역이라는 최근의 위기상황을 이용, 도를 지나친 이익을 챙기려는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양돈업 재건에 가장 필수적이고, 기본이 되는 종돈업계 일각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평소 종돈의 가격범위를 크게 벗어난 수준에서 얘기가 오가고 있을 뿐 만 아니라 비육돈을 모돈으로 사용하려는 경우, 지나친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F1등의 후보돈 수입을 권장하면서 비육농장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유혹을 하는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다. 순종을 입식한 후 후대에 생산되는 F1 후보돈을 전량 판매해 주겠다는 게 그것이다. 아직까지 F1 수입과 관련한 정부 방침은 정해진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검역 등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황에 비육농장에서 임의적으로 수립한 계획으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피해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할지 따져 볼 일이다.
유래없는 구제역 여파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가운데, 5차의 시범도축과정과 지속적인 설비보수를 통해 3월 2일 드디어 음성축산물공판장(충북 음성군 삼성면 상곡리 산 32번지)이 개장됐다. 1985년 개장 후 26년 동안 우리나라 축산유통의 중심으로 축산업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던 서울축산물공판장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음성축산물공판장의 개장으로 중부권 축산기반의 강화와 전국의 소, 돼지 경매물량이 가장 많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축산물 물류시장의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은 확실하다. 물론 당분간은 공판장 이전에 따른 시설 보완과 체제 정비가 필요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음성축산물공판장이 정상화돼 축산의 새로운 중심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또한 축산물품질평가원 충북지원도 지원사무소를 (주)팜스토리한냉에서 음성축산물공판장으로 이전해 보다 더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축산인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난해부터 발생한 AI로 인해 오리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지금까지 살처분된 오리만 217만수에 달하고 이중 종오리도 48만수에 이른다.이로 인해 지금 오리업계는 물량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과거 AI사태와 달리 소비 감소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종오리 48만수가 살처분됨에 따라 지금 당장뿐만 아니라 향후 몇 개월간 수급불안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하지만 오리업계 입장에서는 이번 위기가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수도 있다. 살처분된 종오리의 상당수가 영국이나 프랑스에서 수입된 PS종오리가 아닌 F1오리 였다.그 동안 오리업계는 F1 오리 근절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검정도 받지 않은 F1오리가 무분별하게 사육돼 왔다.당장은 오리수급에 많은 차질을 빚고 있지만 이번 기회에 F1오리를 근절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오리산업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주변국이 모두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상재국이다. 특히 해외여행객과 해외노동자, 국가교역 등이 급증하고 있다.국경검역만으로는 악성 가축전염병 유입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조기경보체계가 방역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최초 발생시 이를 즉각 인지하고, 확산 전 이동통제 등 강력한 초동방역이 이뤄져야 한다.이번 구제역을 보더라도, 10여일이 지난 후에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인지를 했다. 이 때문에 전국 확산 위험에도 불구하고, 지역에만 국한된 방역정책이 펼쳐졌다.당시 임상예찰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전국적 방역시스템이 가동됐다면, 피해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었다. 조기경보체계는 조기신고, 조기진단, 확산차단, 축산인 협조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한 중앙단위의 숙련된 초동방역팀을 조직해, 자자체 대응능력을 보완해야 한다.
이번 구제역 대재앙의 원인규명은 다음번 구제역 예방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한 국회의원은 “안동발 구제역바이러스는 베트남이 아닌 홍콩과 러시아의 바이러스와 99%가량 일치한다”며 FAO 구제역공식표준실험실이 발표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구제역바이러스는 지난해 4월 강화군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와 유사하다는 것이다.베트남여행을 다녀온 축산농민이 방역을 소홀히 해 구제역이 창궐했다는 정부의 설명과는 너무도 다른 내용이다. 우리는 책임소재 논란을 넘어 양돈업을 재건하는데 민관산학연이 하나가 되어야한다.
백신을 접종한 돼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고 있어 걱정이다. 정부의 살처분 정책이 바뀌어서 1차 백신을 하고 14일이 지나 임상증상이 없는 모돈은 살렸는데 이때 살린 모돈에서 구제역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 이 모돈이 구제역 바이러스 보균체 역할을 한 것이라고 의심이 간다. 2차 백신에 들어간 이상 면역형성 여부에 따라 이제 앞으로는 정기적으로 백신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 2차 백신에 그치지 말고 면역이 높아진다면 3차 백신도 검토하고 이후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백신을 접종해 안정화 하는 방안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난해 11월 27일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74일간 1일 피해규모를 보면 매몰두수는 4만4천284두, 피해액은 405억4천만원으로 최악이었던 2002년의 1일 3천80두, 27억6천만원과 비교조차 할 수 없다. 1일 매몰두수와 피해액이 구제역 감염속도를 대표한다면 지난 30일간 조금도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피해규모는 우리에게 다시금 구제역 발생시 초동 대처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려주고 있다. 더구나 축산업은 홀몸이 아니다. 축산관련, 사료산업, 동물약품산업, 육가공업, 유통산업, 외식산업 등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한다면 이번 사태의 피해액은 1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다.최근 정부를 비롯한 각부문의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최근 양돈산업 재건위원회가 발족됐다. 비공식조사에 의하면 피해농가의 20%가 축산업을 그만둘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양돈재건위원회의 최우선 목표는 구제역 사태이전의 사육규모를 조속한 시간 내에 회복하는 것이다. 재건계획 수립과 추진 속도는 초동조치의 중요성에 못지않는 경제적 영향을 전업에 미칠 것이다.
동물은 인간이 존재하면서부터 같이 한 공동운명체이다. 20~30년 전에는 한우 한 마리로 농사도 짓고 송아지를 생산해 자녀들을 교육시켰다. 개는 시골집을 지켜주고 주인을 섬기며 최근에는 독고노인 등의 훌륭한 반려자로 인식되고 있다.전국적으로 확산된 구제역과 AI로 살처분되는 가축을 보면서 일선 축산공무원으로서 농촌의 기둥이 무너지는 심정과 한우의 맑은 눈과 아우성치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참담함을 느끼면서 우리 축산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생각해 본다. 다행히 전남도는 철저한 방역과 친환경축산으로 구제역이 한건도 발생되지 않았다. 축산농가, 공무원, 관련기관 모두 합심한 노력의 덕분이라 생각한다. 이제 동물도 경제성만을 위해 가두어 집약 사육하는 방식에서 가축의 생태를 존중하고 충분한 햇볕과 자연환기 등 사육환경에 적합한 시설, 가축이 활동 할 수 있는 운동장 확보와 적정한 사육밀도를 준수하는 동물복지형 친환경축산 실천이 중요하다. 소비자가 ‘친환경적이고 안전하며 고품질 먹을거리’를 찾는 시대가 곧 올 것이다.
축산업계가 AI와 구제역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처럼 크게 우리 산업을 위협한 적은 그 동안 없었다. 전 축산업계가 방역에 초점을 맞춰 움직이고 있으며, 우리 농가들도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모두가 힘들고 지쳐있다.지금 아쉬운 것은 외부에서 우리 축산을 지켜보는 눈이다. 보상금 기준에 대한 얘기가 퍼져나가면서 정치적으로 잘못 해석되고 이를 본 일반인들은 축산농가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갖게 됐다. 몸이 힘든 것은 정신으로 이길 수 있지만 마음이 힘든 것은 쉽게 이기기 어려운 법이다. 우리 축산은 이 위기를 딛고 일어설 것이다. 오해의 시선을 거두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우리를 응원해 주길 바란다.
참담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경북 안동에서 대재앙이 시작됐다. 구제역 발생에 이은 살처분, 이동제한이 반복되면서 결국 백신 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었던 지난 두 달이었다.더욱 안타까운 것은 방역 관계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제역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축장이라고 구제역 한파를 피해갈 수 없었다.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가축이 이동이 집중되는 도축장이 폐쇄명령을 받은 것이다. 문제는 폐쇄명령은 어쩔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 생계 대책이 막막하다는 것이다. 지금 모든 축산인들이 구제역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마당에 폐쇄당한 도축업계의 생계대책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지만 도축업 당사자들의 심정은 구제역 피해를 당한 축산농가 못지 않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도축장 폐쇄라는 철퇴를 맞은 도축업 당사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