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단계 HACCP이 시행된지 3년이된 작년부터 축산인들 사이에는 이제 HACCP이 생소한 단어가 아닌 친숙한 일상용어로 전환이 된 것 같다. 이제는 HACCP이라는 일상용어가 생활화하는 단계가 되어야하는 전환기라고 생각되어 몇자 적어본다. 첫째 우리가 공기와 물을 의식하지 않고 마시고 생활하듯이 ‘꼭 HACCP를 해야하는가’ ‘나하고 무슨 상관이있는가’ 하는 생각보다는 축산업을 경영하는 일상생활로서 받아들여 서로간에 생산자이면서 소비자로서 국민식생활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 둘째 HACCP를 하면 정부에서 어떤 혜택을 주는가하는 질문을 많이 받게 되는데 이런 소극적인 생각보다는 본인의 농장이 위생화, 체계화되면서 생산성이 향상되는 것에 우선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셋째 HACCP을 하면서 축산물의 투명성의 제도적 보장을 통한 자신의 만족과 국민의 식생활 건강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
국제교류가 빈번해지는 요즘 발병하는 가축질병의 감염경로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이런 양축상황에서 귀중한 재산인 농장과 가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첫째 기본적으로 출입자를 통제하고 차량기기 소독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둘째 방역복, 방역장화나 장갑 등을 착용하고 축사출입 시 반드시 소독조에 신발소독 후 출입토록 한다. 셋째 개인소지품까지도 철저한 확인소독을 하고 안전 위생의식을 습득하도록 교육한다. 넷째 구서, 구충활동을 주기적으로 실시한다.다섯째 생산·사육 농장이 불분명한 가축은 구입하지 않는다. 여섯째 구입한 가축은 일정기간 격리 후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농장 내 타 가축과 합사토록 한다. 일곱째 질병이 의심되는 개체 발견 시 즉시 신고한다.이같은 조치들은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축주의 몸에 밴 철저한 방역의식이다.포천지역의 경우 현재 철저한 방역시행으로 인해 기타 질병 발생률이 감소했다는 소식이다. 방역의 의미를 되새겨 볼 만한 대목이다.
사슴은 활용가치가 높은 축종이다. 외국의 경우 가죽이나 고기 등을 활용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오로지 녹용의 판매에 수입의 대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슴의 위생도축이 가능하도록 사슴 전용도축시설이 확충돼야 할 것이다.국내법 상에서 모든 육류는 위생도축이 안되면 유통이 불가능하다. 또한, 가죽이나 그 외 부산물들도 활용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 같은 한계는 사슴육의 활용 범위를 축소시키는 것은 물론 나아가 양록농가의 수익향상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특히 양록산업은 이제 녹용 수입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사슴고기 소비를 늘려 양록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그런 만큼 전용 도축시설의 확충은 더욱 긴요하다. 아울러 국산녹용의 경우도 국가차원에서 그 가치를 규정하는 표준을 만들어 수입녹용으로부터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할 수 있는 제도적 방어막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초 경기 북부지역 구제역 발생으로 전 축산농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축시장은 연이어 문을 닫았고, 농가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는 줄줄이 취소됐다.양축농가의 입장에서 구제역을 경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가축시장의 폐쇄가 장기화 됨에 따른 농가들의 불편함은 외부에서 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송아지를 팔아 생산비를 충당해야 하는 농가의 입장에서 시장의 폐쇄는 곧 자금난을 겪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악용한 상인들은 헐값에 송아지를 사들이고 있는 실정이다.이런 주장이 한편으로는 가축방역에 대한 무책임하고, 의식없는 농가의 어거지 쯤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그 만큼 현장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크다는 것을 정부에서도 이해해 주길 바라며, 조속한 대책 마련 또한 시급한 실정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낙농체험은 도입 초기에는 낙농업의 공익적 기능과 우유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단순 체험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 체험을 넘어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이를 위해 올해부터는 낙농산업의 특성을 살린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학교우유급식 인식 개선과 축산물 교육현장으로 기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하지만 아직까지 교육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은 것이 현실이다.우선 현장학습체험을 위한 표준 교재 개발이 시급할 뿐만 아니라 체험학습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특히 체험목장의 교육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당국의 관심과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목장체험이 단순히 낙농업을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 학생들에게 살아 숨 쉬는 교실로 손색이 없기 때문에 우유를 넘어서 식품의 중요성과 먹거리 생산 현장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교육당국의 배려가 있어야 하겠다.
구제역이 국내에 발생, 축산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마저 발생한다면, 가금농장은 물론이고 축산산업 전반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AI 발생이 반드시 겨울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과거 특별방역 기간은 의미가 사라졌다. 지금은 상시방역체제다. 특히 3~4월에는 남쪽으로 내려갔던 겨울 철새들이 다시 우리나라를 찾는다. 지난 2008년 봄에 AI가 발생했던 사례를 비추어 볼 때 날씨가 조금씩 풀리는 이 때가 어쩌면 AI 최대 위협시기라고 할 수 있다.결코 긴장의 끈을 늦추어서는 안된다. 농장은 소독 등을 통해 차단방역에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방역당국 역시 예찰활동이라든가 혈청검사, 모니터링 등을 실시, AI 재발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AI는 예방이 최선이다. 방역복을 입고, 소독을 하는 모든 방역활동이 축산산업을 살리는 길이다.
정부가 한·EU FTA 대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축사시설현대화지원 사업에 일선 양축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많은 양축가들이 이번 기회에 노후 시설의 개선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아래 지원을 신청, 정부에서 사업대상자 선정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알고 있다.더구나 정부에서는 FTA 대책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사업대상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힌바 있어 그 어느 때 보다 양축가들의 기대가 높다.그러나 지금까지와 동일한 담보 조건으로 지원이 이뤄진다면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그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자금을 집행하는 입장에서는 안전장치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 못지 않게 축산에 대한 열정과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단순히 외형적담보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정부 지원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양축농가들에 대한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이는 곧 한국 축산업을 이끌어갈 주역을 육성한다는 정부의 사업취지에 부합하는 길이 될 것이다.
지금 육용종계는 지난해 중반기부터 생산성 저하로 인해 병아리 단가가 수당 800원을 호가하고 있는 실정이다.이처럼 양계 경기가 호기를 맞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구제역 발생에 따른 육류 소비 대체효과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그러나 양계 경기가 지금 호기라고 해서 마냥 좋아해서는 안 된다. 양계 산업도 질병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 언제든지 있을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양계산업도 차단 방역만이 살 길이라는 인식을 깊이 하지 않으면 안된다. 철저한 소독과 출입 통제가 이뤄져야 질병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그것은 양계 농장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더욱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요구된다 하겠다.아울러 깨끗한 바닥관리와 환기 관리 등 기본을 철저히 지킴으로써 양계산업이 안정된 가운데 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쇠고기 이력제는 소의 출생에서부터 도축, 가공,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정보를 기록·관리해 위생·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추적하여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한 제도다. 사육농가는 수입산과 차별화하고 유통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소비자는 쇠고기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어 안심하고 우리 쇠고기를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전국의 모든 소에 대해 출생하거나 매매하는 경우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하고, 기존 사육하고 있는 모든 소에 대하여도 귀표 부착을 완료하게 됐다.이제는 소비자들이 어떤 정육점이나 식당에 가서 휴대폰 ‘6626’을 누르고 인터넷에 접속 후 표시된 개체식별번호 12자리를 누르면 그 소의 출생 또는 수입 년월일, 종류, 성별, 소유자성명, 사육소재지, 도축장 명칭과 소재지, 도축일자 및 검사결과, 등급판정결과 등이 세부적으로 공개된다.이력제 전면 시행 효과가 유통의 투명성 강화와 소비자 신뢰 확보, 건전한 상거래 정착은 물론 농가 소득증대 기여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우리축산은 축산물등급제도 도입, 축산물의 브랜드화, 쇠고기이력제 등으로 지난 20년간 양과 질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가져왔다.그렇다면 향후에도 이러한 성장이 계속될 것인가?광우병에 대한 소비자의 공포감이 점차 엷어지고, 국내산과 수입산의 가격차가 더 커진다면 수입육의 소비량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이러한 대내외적 여건변화에 대응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제주도의 경우를 예로 들면 제주는 ‘청정과 희소성’의 이미지가 강하다. 이러한 이미지에 ‘맛(품질)’이 보장될 수 있다면 경쟁력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력을 통한 개량과 사양관리 그리고 유통의 투명성을 실현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는 중앙정부보다는 지자체와 그 지역의 생산·유통관계자 들의 역할이 크다 할 것이다. 지역특색에 맞는 이미지를 만들고, 이를 준수하고, 강한 이미지를 심어줄 홍보를 한 지역축산물만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옛날 할머니께서 여동생 몰래 건내 주시던 계란 맛을 지금도 잊을 수 가 없다. 귀한 사람에게 정성과 함께 선물하던 계란이 지금이나 옛날이나 영양덩어리는 그대로인데 요즘 계란의 가치마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흔해서 그럴 것이다. 10년 새 어미닭 마리수가 2배가 넘는 6천만수가 넘어선 반면 소비량은 미미하게 증가하고 있어 남아도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하여 유통업계에서 미끼상품내지는 할인행사용품으로 전락해 푸대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무분별하게 대형화 되는 산란계농장들이 우후죽순처럼 증가하는 걸 보면서 농장주들의 대책 없는 사고방식에 아연실색 하지 않을 수 없다. 적정수수를 유지하면서 계란 소비량을 늘리는 길이 우리가 살길이다. 할머니의 정성으로 안전하고 위생적인 계란을 친환경으로 생산, 소비자가 믿고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들의 먹을거리 품질에 대한 눈높이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걸 감안하면 산란계농장주들은 농장 HACCP도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시(詩)를 쓴다는 것은 삶을 정결하게 만들거나, 치열한 삶을 살아온 조각들을 모아 한줄 씩 농축시켜 아름다움을 형상화 시키는 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시를 읽는다는 것은 인간의 내면에 고여 있는 감수성을 자극하고, 자신의 삶을 거울에 비춰보는 시간 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는 시를 쓴다는 것과 시를 읽는다는 것이 점점 사치스럽게 여겨지는 것은 단지 디지털 사회로 접어든 시대적 조류의 탓만은 아닐 것이다.지난 6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소위 베이비 붐 세대들은 추억할 것이다. 시골의 조그만 공부방 벽에 걸린 액자 속의 ‘삶이 그대를 속일 지라도’라는 제목의 시(러시아의 서정시인인 푸쉬킨의 작품)를 읽어 보면서, 자신이 처한 가난함과 외로움을 극복하고, 진정한 용기를 가지고 미래를 설계했던 그 시절을. 경인년 새해에는 농축산업의 새로운 도약과 구제역 조기 박멸 등 안녕을 기원하는 의지가 담긴 마음의 시를 한편씩 써 보는 것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