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파동은 한국축산의 총체적 문제가 무엇인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선결과제는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일깨워주는 사안이다. 롤러코스터처럼 춤추는 계란 값이나 빗발치는 비난여론 등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근시안적인 단기대책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살충제 계란파동에서 보듯 한국축산의 당면문제는 안일(安逸)성이다. 기본을 소홀히 하는 축산현장의 효율지상주의적 경향과 장기적 관점의 대책보다는 땜질식 단기처방에만 익숙해진 정책당국의 안일함이 살충제파동이란 참화를 낳은 것이다. 구제역이나 AI와 같은 가축질병 이 근절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기본을 소홀히 한 효율지상주의나 규모화는 사상누각일 수밖에 없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건 소비자들의 신뢰를 담보하기 위한 그야말로 최소한의 조건이며 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국내산 축산물은 설 땅을 잃고 말 것이다.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안목을 높인 소비자들은 이제 선택의 여지가 무한한 세상을 살고 있다. 소비자들의 이런 눈높이를 맞추려면 첫째도 둘째도 신뢰다. 질이 좋으면서도 틀림없이 안전한 먹거리라는 믿음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한국축
최준호 회장 (한국홀스타인검정중앙회) 제22회 한국홀스타인품평회가 내달 18·19 양일간 경기도 안성 농협 팜랜드에서 개최된다. 홀스타인 품평회의 시작은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국에서 젖소개량에 관심 있는 낙농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수원 가축시장에서 품평회를 연 것이 그 시작이다. 시설도 열악했고, 모든 면에서 부족했지만 낙농가들의 순수한 열정이 동력이 됐고, 그런 작은 시작이 있었기에 지금의 품평회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수 많은 관련 업체들이 전시회를 열고, 낙농가라면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전 낙농인들의 축제가 됐다. 우리 한국홀스타인검정중앙회는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품평회 출전농가들 모두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고, 낙농가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제22회 한국홀스타인품평회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윤 여 임 대표(조란목장) 여름을 보내며 모든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왜 이렇게 덥냐고, 더워서 못살겠다고 아우성이었다. 정말 더웠다. 미용실에 갔더니 손놀림이 유연하고 감각이 뛰어난 원장도 능숙하게 가위질을 하며 더워서 못살겠다고 하소연이었다. 에어컨의 온도는 22℃. 하마터면 이렇게 시원한 곳에서 하루 종일 일하며 뭐가 덥냐고 한마디 할 뻔 했다. 수십 대의 선풍기 밑에서도 침을 흘리며 죽어도 젖을 만들어내야만 하는 본능으로 고생하는 우리 소들과, 그 가축을 돌보느라 땀에 전 옷으로 이 혹서를 견디는 목장사람들을 생각해 보라고 말이다. 목장의 여름은 길고 혹독하다. 분만이라도 하면 고온다습의 악조건을 딛고 무사히 비유기에 안착하도록 하기 위해 그 애로는 몇 배 더해지기 마련이다. 그뿐이 아니다. 비가 안 와도 걱정, 많이 와도 걱정, 풀은 왜 그렇게 쉬이 자라는지 정신이 없다. 시원할 때 해야 하니까 젖 짜고 아침 먹기 전에 풀이라도 한바탕 뽑고 나면 진이 다 빠져 밥맛도 없는데다 날벌레는 왜 그렇게 덤비는지 못 견딜 지경이다. 누가 목장 하라고, 촌에서 살라고 등 떠민 사람은 없건만 이건 뭐지 싶을 때도 있어 여름나기는 그야말로 고달픈 투쟁의 연속인
양 창 범 연구관(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전 세계 소의 품종은 800여종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대부분의 나라가 자국 고유의 소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동물유전자원으로서 다양성과 가치 창출을 위해 보존과 개량에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FAO의 가축다양성정보시스템(DAD-IS)에 한우, 흑우, 제주흑우, 칡소, 백한우 등의 5품종의 한국소가 등록되어 있다. 그리고 한우는 쌀농사와 함께 우리민족의 정신과 철학을 함께 담아 내려오는 소중한 유전자원으로 축산경제를 견인하고, 국민의 식생활 개선에도 크게 이바지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기능을 잘 유지해야 할 것이다. 이에 본 글에서는 한우개량의 역사를 살펴보고, 그간의 교훈과 향후 한우개량 사업의 발전을 위한 과제에 대해 간략히 고찰하고자 한다. 먼저 일제 강점기 동안 이루어진 한우의 수난사부터 살펴보면, 한반도에 사육되고 있던 한우를 개량하거나 사육기술을 개선하기 보다는 일본의 이익을 얻기 위해 철저히 활용되었다. 예를 들면 ‘조선우심사표준’을 만들어 일본소와 구분해 황색한우를 제외한 모색을 가진 다양한 한우 유전자원(당시 9가지 모색의 한우가 존재)을 말살했고, 흑우 등 150여 만두의
김 인 호 교수(단국대학교 동물자원학과)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정보 지식, 데이터 혁명의 시대에 있어서 대학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가장 큰 변화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대학 진학률이 급격하게 증가해 대중화 단계를 넘어 진학률이 50% 이상인 보편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2005년 82%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에는 71% 그리고 지난해에는 65%로 점차 하락하는 추세에 있다지만 그래도 OECD 1위이다. 참고로 미국은 40% 정도의 진학률을 보인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안 되니 직업교육 특성화 고등학교를 진학하거나 미리 공무원시험에 준비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늘어 난 듯하다. 대학에 진학해도 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다. “대학교육이 기업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다”. “다른 대학과 커리큘럼도 차별화된 게 없으니 취업경쟁력이 생기지 않는다” 또는 “실험실습이 부족하다”라는 등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 현장에서는 “당장 쓸 인재가 없다”고 아우성이라고 한다. “도대체 대학에서는 뭘 가르치는 모르겠다”라고도 한다. 그렇다고 정부가 먼
조영민 대리 / (주)EMW 홍보마케팅 급속도로 발전하는 우리 농업의 중심에는 축산업을 빼놓을 수 없다. 그만큼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농촌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속적인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시급한 현안이다. 특히 축산업은 빠른 기술변화 등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후계인력 양성이 중차대한 과제다.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시 청년들을 농촌으로 유입하려는 정책과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들이 모색돼야 한다. 내일을 준비하지 않는 축산업은 결국 쇠퇴할 뿐만 아니라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
남성우 박사(전 농협대학교 총장) “계란이 사라졌다”, “괜찮다더니…살충제 계란” 8월 16일 주요 신문의 1면 머리기사다. 계란에서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일부 대형유통점들의 계란 판매대가 텅 빈 사진이 함께 실렸다. 지난 1일 유럽에서 똑 같은 일이 벌어져 큰 홍역을 치룬지 보름 만에 우리나라에서도 일이 터진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산 계란은 문제가 없으니 안심하고 드셔도 좋다”고 발표한지 일주일이 못돼 이런 일이 벌어져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여지없이 추락하고 말았다. 국내산 계란뿐 아니라 전체 축산물에 대한 신뢰 또한 큰 손상을 입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전체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 확산되지 않을까 큰 걱정이다. 그 원인을 밝히고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소비자인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가 발 빠르게 오염된 계란을 전량 폐기처분하고 산란계 농장을 전수 검사하는 조치를 취한 것은 잘한 일이다. 유통되는 국내산 계란은 검사를 마친 것으로, 안심하고 먹어도 좋다는 것을 정부가 보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축산물의 안전성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과거에
최다혜 주임(농협부천축산물공판장)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한 달여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전 세계가 들썩이는 가운데 안전하고 위생적인 축산물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수요가 증폭되고 있는 시점이다. 부천축산물공판장은 안전 축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가공장 HACCP 및 식품위생관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가 원하는 가공 사양을 제공함으로써 축산농가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축산물 공급에 노력하고 있다. 구제역 등 각종 가축질병과 수입육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축산 농가들이 이번 명절에 거는 기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올해 추석시장이 청탁금지법 등 각종 요인에 가로막혀 위축된 축산물 소비·유통에 활력을 불어넣어 축산 농가들의 숨통을 트게 하는 교두보가 되길 희망한다.
박규현 교수(강원대) 2016년 11월 16일.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PAI)에 대한 최초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전국에서 2017년 4월까지 383건이 발생했고, 10개 시도 50개 시군의 946개 농가에서 사육하는 약 3천787만수가 살처분됐으며 2017년 5월 13일에 모든 이동제한이 해제됐다. 하지만 2017년 6월 2일 제주도에서 HPAI 의심축이 신고됐으며, 2017년 7월 7일까지 7개 시도, 14개 시군 36개 농가에서 발생했으며, 183개 농가 약 19만수가 살처분됐다(농림축산식품부 조류인플루엔자, 소해면상뇌증, 구제역 특별정보사이트: www.mafra.go.kr/FMD-AI/main.jsp). 이에 따라 계란 값은 2016년 11월 16일 특란 10개 기준으로 산지가격은 1천245원이었으며 소비자가격은 5천678원이었다. 이후 2017년 1월 12일에는 소비자가격이 9천543원으로 최고였으며 이때 산지가격은 2천157원이었다(축산종합정보센터: www.ekapepia.com).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이 2016년 10월 13일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 7월까지 가축질병으로 약 2천910만
이무하명예교수(서울대) 온 나라가 제4차 산업혁명 이야기로 도배를 하고 정부는 해당 위원회까지 만들었다. 도대체 세상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메리 케이 애쉬(Mary Kay Ash)는 세상에 4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했다: 세상에서 일이 일어나게 만드는 사람, 세상에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궁금해 하는 사람,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전혀 모르는 사람. 국내 농업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네 번째에 속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 농민들은 세상일에 초연한 사람들인 것 같다. 도대체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모르고 사는 사람들 같다. 이제껏 그들은 무조건 자기 것만 주장하고 자기 이익만 챙기려고 떼를 쓰면 나라는 다 알아서 해줘야 하는 것처럼 행동해왔다. 또한 정치인들은 자기 표를 위해 그들의 요구를 들어 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아스팔트 농업이라는 자조적 농담도 들렸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변하게 내버려 둘 것이 아니고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인류의 발전 역사를 볼 때,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이 세상을 바꿨다. 산업혁명은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분류하여 1차, 2차,
박 종 명 원장(한국동물약품기술연구원) 최근 언론에는 “지난해 네 살 아이가 덜 익은 햄버거 패티(고기 살)를 먹고 독성대장균 감염 후유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 HUS)’에 걸렸다. 피해자 가족이 맥도날드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일이 알려지자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많은 부모가 불안해하고 있다”라는 내용이 보도됐다.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장출혈성대장균이 산생하는 쉬가 독소(Shiga toxin)의 작용으로 신장기능이 저하되어 생기는 질환이다. 쉬가 독소는 적리균(Shigella dysenteriae)이나 대장균O157:H7이 산생하는 세포독성 물질로서 혈관에 작용해 용혈작용을 일으킨다. 장출혈성대장균 O157:H7은 1982년 미국 오레곤 주와 미시건 주에서 발생한 혈변 설사와 관련된 사람의 병원균으로 처음 확인됐고 그 후 이와 관련된 많은 발병 사례가 미국에서 보고됐다. 대장균(Escherichia coli)은 원래 사람과 동물의 장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미생물(정상세균총)이었다. 그러나 이 대장균이 트랜스포슨(transposon)이나 박테리오파지(prophage) 등에 감염되어 쉬가 독소(Shiga toxin)를
윤 여 임 대표(조란목장) 몇 날 며칠을 내리 장맛비가 내리더니 곳곳에 수해가 났다. 비만 내려준다면, 말랐던 수로에 물이 흐르고 바닥이 갈라진 저수지에 물이 차오르기만 한다면 폭우가 쏟아져도 반갑기만 했는데 날씨가 극과 극을 달린다. 파종을 하면 싹이 나서 자라는 것이 당연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에 안달하던 지난 몇 달이었다. 우유의 근원이 물이라는 피할 수 없는 진실 앞에서 밭에서 메말라 가는 작물에 물 한바가지 줄 수가 없었다. 수확한다고 말하기도 민망하게 간신히 한자 남짓 자란 연맥을 랩핑 한 후, 수단그라스를 심는데 먼지구름이 일어나 트랙터가 보이지 않았다. 바로 ‘인터스텔라’의 그 장면이다. 옥수수만이 재배 가능한 식량작물로 남고 먼지, 병충해로 인한 인류의 위기. 2050년대를 배경으로 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역작인 ‘인터스텔라’는 지구를 구해야 하는 다른 영화들의 설정과는 다르게, 구할 수도 없이 망가져 버린 지구를 대체할 다른 행성을 찾아야 한다는 가슴 서늘한 내용이다. 메마르고 달구어진 땅에서 뿜어내는 열기가 더해져 물세례를 받지 못하는 식물들은 고사위기에 내몰리고 있었고, 여기저기 농사를 포기하는 땅이 조금씩 늘어 가고 있을 때 서울 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