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상 수의연구관(농림축산검역본부 세균질병과) 영화 ‘기생충’의 세계적인 대히트로 기생충이 요즘처럼 세상의 주목을 받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영화속 기생충처럼, 농장안에서도 가축을 성가시게 하다가 급기야 가축 영양을 소실시키거나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기생충은 늘 문제가 되어왔다. 알고보면 나도 이 세상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기생충이 아닐까. 기생충이 아닌 공생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자기반성과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어쨌든 가축에서는 기생충약의 활약으로 한동안 기생충 문제는 없어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좋은 구충제도 오랫동안 사용하다보면 내성이 생길 수 있고, 구충제의 오‧남용으로 환경과 식품 안전성에 위해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와구모 살충제 계란 문제가 이를 잘 보여준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적절하게 기생충약을 사용해 가축을 기생충 피해로부터 보호하고, 식품안전성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현재 사육농가들에게 요구되는 사항이다.기생충은 장내기생충과 외부 흡혈곤충이 문제가 된다. 특히 외부기생충은 흡혈을 통해 다른 치명적인 전염병을 옮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요즘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외부 기생충으로는 진드기, 옴, 이, 벼룩 등
[축산신문] 신현덕 원장(신베트동물병원) 우리나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해당지역 농가, 관련산업 종사자, 지자체 공무원, 방역당국의 모든 사람이 지치고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사육돼지 발생은 신속히 차단하였으나, 야생멧돼지는 여전히 접경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동에서 서로 광역 울타리를 설치하고, 엽사와 수색팀이 대대적으로 투입되었지만 단기간에 확산을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에서는 야생멧돼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추가 확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멧돼지가 광역울타리를 넘지 못하도록 방역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광역울타리 내 멧돼지 포획을 강화하고, 폐사체에 청소동물(scavenger)이 접근하기 전에 찾아낸다는 목표의식을 갖고 집중적인 수색을 실시해야 한다. 접경지역의 오염원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지 않도록 방역인력과 장비, 차량에 대한 소독도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봄이 되면서 방역을 저해하는 요인은 더욱 증가한다. 야생멧돼지는 3월부터 분만으로 개체 수가 늘어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려 죽은 멧돼지를 먹은 야생조수류, 쥐,
정 영 철 대표(㈜ 정피엔씨 연구소) “Anyone can raise hogs. But it takes a near genius to make money doing it(아무나 돼지를 키울 수는 있다. 그러나 돼지를 키워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은 천재적인 자질이 필요하다).” 북미 양돈시장의 한 애널리스트가 최근 몇 년간의 추세를 분석하며 내놓은 탄식이다. 2018년 8월 중국에서 ASF가 발생하면서 미국은 대량의 돈육을 중국으로 수출 할 것으로 예상, 돼지두수를 계속 늘여나가며 매분기 사상 최고 두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수입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으로 인해 훨씬 적은 양이 수출됐다. 지난해 말에는 가까스로 중국과 1단계 무역 협상이 타결되는가 싶더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중국에 대한 수출이 다시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북미지역 돈가는 2년 내내 적자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을 이 애널리스트는 겨냥한 것이다. 수입, 국내돈가 직접 영향 향후 돈가 전망을 위해서는 국내외 시장의 공급과 수요 변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선 국내 돈육 시장의 특성이 바뀌고 있다. 돈육 자급률이 10~15%일 때
[축산신문] 류경선 학장 (전북대 농생명과학대학) OECD는 2년 주기로 각국의 양분수지를 평가하고 있다. 양분수지란, 농사용 양분투입량에서 농작물에 의한 양분흡수량을 제외한 값을 농경지 면적으로 나눈 값이다. OECD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는 질소수지는 1위, 인산수지는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하였기에 OECD국가들로부터 양분수지 개선 압력이 크다. 양분수지가 높다는 것은 농경지에 투입된 양분이 농작물에 흡수되지 못하고 하천, 대기, 지하로 이동되는 량이 많다는 것을 나타낸다. 비료는 농작물을 잘 자라게 하는 영양소를 공급하는 순기능이 크다. 농경지에 뿌려진 비료는 농작물 생육에 사용된다는 식량증산이라는 공익적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비료가 농작물에 이용되지 못하고 수계나 대기계로 이동한다면 하천수나 바닷물의 녹조류나 적조류 발생, 지하수의 질산태 질소 농도에 영향을 주며, 공기 중의 온실가스나 산성물질의 농도도 가중시킬 수 있다. 농사용 비료를 알맞게 투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며, 우리나라 양분수지 개선을 위해서 비료사용량은 감소되어야 한다. 비료에는 화학비료 외에도 유박, 음식물폐기물류 퇴비, 가축분 퇴비와 액비가 있다. 우리나라의 화학비료 사용량은 친
윤 요 한 교수(숙명여자대학교)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COVID-19)는 전 세계에 무서운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지난 3월 12일 뒤 늦게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Pandemic(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안그래도 코로나19에 따라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으나 WHO 사무총장의 늦장 대응으로 인해 그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약 3천조 원(우리나라 1년 예산의 약 6배)의 자금이 증발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어놓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경우는 신종플루, 메르스 등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정량적, 정성적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시장에 반영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단 며칠 만에 코스피 지수가 단숨에 2천선이 붕괴되어 지난 13일 1천700선에 진입했고 같은 날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모두 발동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최악 땐 1천100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 다우지수는 10% 폭락을 했고 역시 서킷크레이커가 발동되었다. 일각에서는 1/4분기 우리나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남성우 전 총장(농협대학교) 세상의 발전과 더불어 바이러스 병원체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세계 제1차 대전중이던 1918년 3월에 유럽에서 발생하여 약 2년에 걸쳐 전 세계로 확산되었던 스페인독감으로 5천만여명이 희생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는 전쟁 중이어서 유럽인의 1/3이 감염될 정도로 피해가 컸다. 20세기 말에는 에이즈(AIDS)를 유발하는 HIV바이러스가 놀라게 했다. 21세기 들어서 2002년 11월에 중국 남부 광동성에서 발생한 사스(SARS :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동남아, 아시아, 유럽, 북미까지 확산되어 9개월 동안 전 세계 감염자 8천273명에 775명이 사망했다. 이때 한국은 감염자 3명에 사망자는 없었다. 2015년 5월에는 중동지역에서 메르스(MERS :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생하여 3년 3개월 동안 1천367명이 감염되었고 그중 52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때 한국에서는 186명이 감염되었고 39명이 사망했다. 사스의 발생기간이 9개월로 짧았던 반면에 메르스는 3년이 넘게 지속됐다는 데 차이가 있다. 이 두 가
임숙경 수의연구관(농림축산검역본부 세균질병과) 항생제는 세균 감염증을 치료하는 물질이다. 페니실린 이후 다양한 항생제가 개발되면서 무수히 많은 인류 생명을 구했다. 그러면서 기적의 약으로 불렸다. 축산분야에서도 항생제는 가축질병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예방을 위해서도 사용되고 있어 세균성 질병 제어에 필수적인 요소다. 또한 사료효율을 높여 생산성이 향상됨으로써 축산업이 대규모로 발전하는데 기여한 바 크다. 세균은 항생제에 노출되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내성을 획득하며 생존해 왔다. 영국 보건 전문가는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지금으로부터 30년 후인 2050년에는 매년 1천만 명이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사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축산에서도 항생제 내성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 첫째 가축에서 항생제 내성 증가로 유효한 항생제가 없어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못하게 되면 농장의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가축 유래 항생제 내성은 축산물을 통해 사람에 전달될 수 있어 공중보건학적 측면에서 위협에 노출된다. 그럼 우리나라 축산분야 항생제 사용과 내성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한국동물약품협회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장 인 석 교수(경남과학기술대학교 동물생명과학과) 국내 축산업이 급변하는 사회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어디에 있는지 그 해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필자는 미래 지속 가능한 축산업으로 발달하기 위해 무엇보다 산업과 직접 연계된 교육이 해법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농업인구는 급격히 줄고 축산종사자의 고령화 비율도 타 산업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2013년 농업인구는 총인구 대비 5.6%(284만7천명)로서 65세 이상 고령화 비중이 37.3%였다. 5년이 지난 2018년 12월 기준으로 1.0%나 감소한 4.5%(231만5천명)의 농업인구와 고령화 비율이 44.7%로서 무려 7.4%나 급격히 증가했다. ICT 융합축산 기술, 친환경 축산, 동물복지 등을 이야기해도 이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축산인이 급감하고 있다. 농업인구의 감소는 전 세계적인 추세로서 사회 전반적으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국내의 축산업 종사자 감소는 필연적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 네덜란드의 농업 교육을 살펴보자. 네덜란드는 우리나라 면적의 절반으로 인구 1천700만명 중 농업인구는 19만명
노현동 수의사(한국히프라) 지난해 아시아양돈수의학회에서 국내 돼지위축성비염(Atrophic Rhinitis, AR)에 경각심을 일으킬 만한 한 연구결과가 소개됐다. 위축성비염 임상증상이 없다고 응답한 15개 농가를 대상으로 총 300두 도축검사를 통해 코 단면 비갑개 손상 정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출하돈 비갑개 위축정도는 6.36점(병변의 심각도에 따라 최고 18점)으로 중등도 이상 손실이 확인됐다. 또한 위축성비염 백신 접종에도 불구, 35.3% 출하돈에서 9점 이상 심각한 위축이 관찰됐다. 인식과 달리 실제 국내 양돈장에서는 상당 수준으로 비갑개 손상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코 비갑개 손상이 폐 병변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 위축성비염 심각도에 따라 농장을 분류해 폐 병변점수를 평가한 결과, 건강한 비갑개를 가진 농장의 폐 병변점수는 평균 2.5점(폐 병변 심각도에 따라 최고 28점)이었다. 이에 비해 위축성비염이 심한 농장은 평균 7.6점 폐 손상이 나왔다. 이 결과는 비갑개 위축이 호흡기질병 감염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다시한번 상기시켜준다. 아울러 위축성비염을 단순히 코가 변경되거나 코피가 나는 질병으로만 생각하고 기본관리에 소홀하
남 상 호 조합장(창원시축협) 새해가 시작 된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추위는 지나가고 완연한 봄이 됐다. 절기상 계절은 봄이 성큼 다가 왔음을 알리고 있지만 과도한 규제와 악성 가축질병으로 인한 축산현장을 보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사자성어가 딱 들어맞는 듯싶다. 지난 2018년부터 축산현장의 화두가 된 미허가축사 적법화 문제가 말끔하게 정리되지 못한 상황에서 퇴비부숙도 검사 의무화 제도 또한 오는 25일 시행된다. 1년의 계도 기간을 부여 받긴 했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동반 되지 않는다면 이 역시 목숨만 연명하는 ‘미봉책’에 불과할 뿐이다.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한 부숙도는 ‘퇴비·액비의 원료가 퇴비·액비화 과정을 거쳐 식물과 토양에 대해 안정적인 반응을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축분뇨는 식물과 토양을 황폐화 시켰던 주범인가? 과거를 돌이켜 보면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쇠똥더미 속에는 지렁이가 살고 있고, 유용 생물들이 번식해 당장 밭에 뿌리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친환경 거름이었던 것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또한, 각 축종마다 발생되는 축산분뇨의 경우 그
이 홍 구 교수(건국대학교 동물자원과학과) 낙농산업을 통해 생산되는 우유는 오랜 기간 인류와 함께하고 큰 기여를 했음은 여러 곳에서 확인 할 수 있다. 기록에 따르면 성경에서는 기원전 3천년 이전에 기록된 성경에도 가나안(Canaan : 오늘날 팔레스타인지역)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이라며 우유는 풍요를 상징했으며, 기원전 600년경 인도 베다(Veda)경전에도 석가모니(부처님)가 우유와 꿀로 만든 유미죽을 먹고 기력을 회복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기원전 2,000년경 앗시리아 시대에는 가축무리와 병사를 그린 벽화가 발견되는 등으로 보아 인류가 가축 및 그 우유를 이용한 역사는 매우 오래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산업적으로 형태를 갖춘 것은 19세기 이후, 축산업의 급속한 발달로 촉발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우유가 대중화 되지 못하다 1902년 구한말 농상공부기사로 근무하던 프랑스인 Short가 홀스타인 젖소를 도입함으로 일반화되기 시작 했다. 이렇게 시작된 낙농산업은 최근 환경, 질병, 동물복지 등의 문제로 그동안 인류의 성장, 발달에 있어서 중요한 식량의 역할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평가절하 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러한 현실에 직면한 현재의
안 희 권 교수(충남대학교, 동물자원과학부) 환경부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생산되는 퇴액비에 한해서 품질기준을 적용해 관리해 왔으나 농가형 퇴액비도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2015년 발표한 바 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농가형 액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는 2017년 3월 25일부터 이미 시행됐으며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는 이달 25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축산업을 영위하는 자가 그 영위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을 이용해 제조한 비료를 무상으로 유통·공급하는 경우는 비료관리법에 따른 비료공정규격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비료관리법에 이러한 예외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퇴비액비화기준 중 부숙도 기준 등에 관한 고시(제2015-111호)’에 따라 축산농가 및 재활용신고자에게 농가형 퇴액비도 부숙도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환경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농가형 퇴액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는 농식품부의 비료관리법과 상충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이달 말에 제도가 시행되는 것이 기정사실인 상황에서 농가형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 시행이 불합리하다고 얘기를 다시 꺼내 소모적인 논쟁을 이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제도 시행이 불과 몇 주도 안 남은 상황에서 축산업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