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현범 단국대 교수 대한민국 국민의 연령별 인구 분포를 확인해 보았다. 필자도 상대적으로 어느 정도 연배가 높아졌다고 예상했지만 현재 대한민국 인구 중 필자보다 연배가 높으신 분들이 3천만이 넘는다는 사실에 사뭇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보다 어려운 시절을 겪으신 분들이 많은 상황에서 필자의 청소년 시절이 경제적으로 어려웠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한지 다소 고민이 되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의 양해를 구하며 필자의 어려웠던 어린 시절이란 표현을 사용해야 할 것 같다. 필자가 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은 현재와 같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절은 아니었다. 당시에는 알 수가 없었고 성인이 되고 난 후 안 사실이지만, 필자가 청소년기를 보낸 1980년대는 많은 노동자들의 땀으로 한국 경제가 고도 성장을 구가하던 시기였기는 하나 일반 국민의 생활이 지금과 같이 넉넉하지만은 않았다. 필자의 경우에도 지금처럼 여유롭게 외식을 했던 그때의 기억은 거의 없는 듯하다. 하지만 어려운 살림에도 어머님께서 종종 동네 식육점에서 구매해서 저녁에 준비해 주시던 삼겹살의 기억은 뚜렷하다. 지금도 어머니께서는 고기하면 삼겹살을 우선적으로 식구들을 위해 준비해 주시
가축분뇨 기반 순환경제 실현…지구온난화 대응 국내 유일의 축산환경개선 전담기관(축산법 제42조의14)인 축산환경관리원은 그동안 처리해야 할 폐기물로 인식되어 온 가축분뇨를 소중한 자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축분뇨를 재활용하는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퇴비화 및 액비화를 통한 경축순환 농업으로, 화학비료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이의 실현에는 두 가지 걸림돌이 있다. 첫째는 냄새로 인한 민원 발생이고, 둘째로 경작지의 감소로 살포할 땅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축산환경관리원은 퇴·액비로 인한 냄새를 줄이기 위해 축산악취개선사업을 통해 다양한 기술과 정책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살포지 감소 문제를 해결하고 액비의 수요처를 확대하기 위해 기존에는 밑거름으로만 사용할 수 있던 액비를 시설하우스에 한시적으로 웃거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개선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퇴비·액비화를 통한 가축분뇨의 재활용, 즉 리사이클링(Recycling)을 넘어 가축분뇨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 업사이클링(Upcycling)하는 데에도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이 가축분뇨의 에너지화, 즉 고체연료나 바이오가스로 만들어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것이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지난 23일 경남 창녕군 소재 한 육용오리 농장에서 H5N1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 충남 아산시 소재 농장에서 지난 2월 8일 발생한 이후 105일만의 발생이다. 다행스럽게도 확산되는 흐름은 보이지 않았고 단발성으로 끝나는 분위기였지만 여름철을 앞두고 발생한 뜬금없는 AI 소식에 방역당국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고병원성 AI가 여름철까지 이어진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08년에도 5월 12일에 발생한 기록이 있으며 2011년에도 5월 16일, 2014년 7월 29일, 2015년 6월 10일, 2017년 6월 19일이 겨울철이 오기 전 마지막 AI 발생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번 발생 농장에 대해서도 역학조사가 진행되었고 농장에서 어떠한 것을 놓쳤는지 밝혀지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축방역은 1년 내내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된다는 점이다. 지난 겨울 특별방역대책기간에는 고병원성 AI로 인한 피해가 최근 15년 사이 가장 적었을 정도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방역당국은 물론 범 축산업계가 함께 노력한 결과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다고 알려진 여름철이지만 차단방
[축산신문] 박종호 함양산청축협 조합장 최근 발표를 보면 정부는 2027년까지 식량자급률 55.5% 달성을 목표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식량 자급률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지나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식량자급률을 논할 때 식용 곡물을 그 범주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농촌경제연구원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2023년 국민 1인당 3대 육류인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의 소비량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60.6kg을 기록했고 쌀 소비량은 전년대비 0.6% 감소한 56.4kg으로 축산물이 2022년 쌀 소비량을 앞선 이후 식생활의 주요 축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과거 곡물 위주의 식량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국민의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식탁은 탄수화물에서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로 변화됐고 이제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녹여 식량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이다. 현장으로 돌아가, 오늘날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을 생산해 내고 있는 축산인들에게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단연코 ‘축분처리와 환경개선’이라고 할 것이다. 축분은 환경문
[축산신문] 함영화 대표 (주)애그리로보텍 생산자‧학계‧산업계 각자 역할 인식부터 국내 축산업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축산물의 부가가치 및 생산성 향상, 원가 절감이라는 목표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규모화, 자동화, 무인화를 통해 기존의 관리방식에서 벗어나 정밀관리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정밀관리는 스마트팜 시스템의 구축이 전제돼야 하지만 양축현장에서는 똑같이 스마트 축산을 적용하면서도 성공하는 농장과 실패하는 농장이 병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왜 항상 성공하는 상황만 있는 것이 아닐까, 또 생산성 향상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없는 걸까, 늘 고민에 빠지게 된다. 지금도 현장적용 한계 ‘논란’ 낙농 스마트팜 장비의 핵심으로 지목되고 있는 로봇착유기의 국내 정착 과정을 살펴보면 도입초기에는 농가들 사이에서 국내에 적합하지 않다거나, 로봇착유기의 현장 적용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로봇착유기 관련업체들이 사업을 축소 또는 포기하거나 시장에 진입하지 않는 상황이 전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로
지구의 기후는 다양한 자연적 요소들이 상호 작용하면서 적정 환경을 유지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최근 지구 온난화 등으로 기상 이변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 4월에도 일부 지역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는 등 일찍부터 더운 날씨가 나타나면서 축산농가에서는 올 여름 날씨에 대한 걱정이 앞서고 있다. 가축이 고온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료섭취량 감소, 산유량 감소, 증체율 감소, 번식효율 감소 등 생산성 저하가 나타난다. 심각한 경우 폐사로 이어져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가져 올 수 있다. 폭염기 고온스트레스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줄여 줌으로써 피해를 줄일 수는 있다. 한우나 젖소는 반추동물로 위가 네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제1위는 일종의 발효조라고 할 수 있다. 소가 섭취한 사료는 1위에서 미생물에 의해 발효가 되며 이 때 발효열이 발생하는데 더운 날에는 발효열로 인해 고온스트레스를 더 받게 된다. 따라서 사료는 소량씩 자주 주고 풀사료는 5㎝ 정도로 썰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물 섭취량이 증가하므로 깨끗하고 시원한 물을 충분히 마실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사에 바람이 잘 통하도록 축사 주변 장애물 등은 치워주고
[축산신문] 이만영 박사(전 농촌진흥청 양봉생태과 과장) 꿀벌의 벌무리(봉군) 구성은 1마리의 여왕벌, 수십에서 수백 마리의 수벌, 수만 마리의 일벌 등으로 구성된 사회성 곤충이다. 사회성 곤충의 일반적 특징은 어린 개체(새끼 벌)의 협동 보호, 일의 분화(계급체계), 어린 개체 보호를 위한 세대 중복 등이다. 위 세 가지 사항 중 일 분화의 경우 꿀벌은 계급별 임무와 일벌의 일령별 임무로 세분화할 수 있다. 먼저 계급별 임무로 여왕벌은 산란만 하는 기능으로 빈방만 있으면 무조건 알을 낳으며, 수벌은 오직 교미의 기능밖에 없다. 일벌은 벌무리 내의 모든 일을 담당한다. 다음은 일벌의 일령별 임무로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일을 순차적으로 수행한다. 어린 벌이 태어나면 벌 방을 청소하고 이후 번데기방의 봉개, 유충 먹이공급, 여왕벌 시중, 외역벌로부터 꿀받기, 병든 유충과 잔재물 청소, 화분 저장, 벌집 짓기, 환기, 외적방어 등의 벌통 내부의 일을 도맡아 한다. 이후 18일령에는 외부로 나가서 물, 꿀, 꽃가루, 프로폴리스 등을 채집한다. 이러한 일령별 분업화가 특화되어 있어 꿀벌 하면 고도의 사회성 곤충이라 일컫는다. 양봉가는 이러한 고도로 분업화된 집단 특수
[축산신문 기자] 최근(2023년) 통계에서 우리나라 반려가구는 약 550만가구(총가구의 26%), 반려인은 1천262만명(전국민의 24%)에 달한다고 한다. 그 중 특히 개 약 470만 마리, 고양이가 약 240만 마리다. 이외 다양한 종류의 반려동물이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적으로는 반려동물 한 마리 월평균 약 15만원 정도의 양육비용이 드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연평균 약 12조원의 산업이 관련된 것으로 산출된다. 연간 치료비도 약 2조원 이상 지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려인들 인식 조사에서도 반려가구의 약 80%가 ‘반려동물은 가족이다’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들 반려동물은 우리와 가장 밀접하게 근린환경을 공유하며 살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면서 야생동물의 바이러스가 사람에 오고, 사람의 바이러스가 반려동물에도 전염되는 것을 목격하였다. 반려동물과 우리의 건강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체험하게 되었다.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은 수명이 사람보다 짧으면서도 사람에 걸리는 많은 질환을 공유하고 있다. Science지에 발표된 10년간 개의 전장유전체연관분석연구(GWAS)에서 수천 마리의 개를 대
[축산신문] 박종수 명예교수(충남대학교) 협소한 국토면적, 높은 토지자격, 제한된 사료자원 등으로 인해 원천적으로 가격경쟁력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한국 낙농의 현실에서 최근에는 마시는 시유시장마저 값싼 수입 멸균유로 대체되는 현상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주요 유제품 수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26년부터는 우유·유제품이 차례로 무관세(0%)로 수입될 예정이다. “우유가 안 팔리면 원유의 생산을 줄이든지, 더 이상 생산을 멈추면 되지”라는 단순한 생각을 가진 사람도 없지 않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낙농산업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특수성 때문에 여타 농축산물과 같이 수급상황에 맞춰 농가가 임의로 생산을 조절하거나 중단 내지 재개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단기적으로 이에 대처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첫째, 원유는 젖소라는 생명체가 생산하는 산물로써 젖소가 최초 원유(原乳)를 생산하는 기간이 최소 2년이 필요하다. 젖소는 식물의 줄기와 잎을 섭취하는 대표적인 초식동물이다. 암송아지가 성장하여 발정하면 종부시켜 임신을 하게 되며, 280여일의 임신기간을 거쳐 첫 출산을 하게 된다. 첫 출산 이후부터 젖소(착유소)는 원유를 생산한다. 그러므로 암
[축산신문] 곽 춘 욱 고문(건지·벤코코리아) 전북대 겸임교수 1960년대까지 2∼3%를 유지하던 우리나라의 연평균 인구 성장률(총인구 기준)은 1970년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가파르게 낮아졌다. 최근까지도 계속 감소(2020년 0.14%)해 우리나라 인구수는 2023년 말 기준 5천175만여명(세계 인구순위 제 29위)으로 인구 5천만명 이상의 나라에 턱걸이했다. 더구나 출생아 수 기준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국가가 되었다 하니 심히 우려되는 바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대열에 합류했다는 보도가 엊그제 같은데 마치 선진국이 되려면 인구수가 감소하는 것과 맞물려야 하는 것인 양 동시에 이루어져 참으로 기이하다. 혹시 우리나라도 서양이 걸어온 길을 답습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든다. 주지하다시피 서양이 동양에 비해 이미 개인주의가 발달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것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에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일례로 우리가 ‘우리 엄마’, 또는 ‘우리 학교’라고 호칭하는 것에 비해 그들은 ‘My mother’, ‘My school’로 사용하는 단어가 다르다. 그만큼 서양이 개인주의에 치중되어 있다면, 동양은 집단주의에 강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
[축산신문] 박 진 주 주무관(김해시 축산과 가축방역팀) 봄이 왔다. 겨울이 끝나면 자꾸만 밖으로 놀러가고 싶어진다. 봄엔 꽃놀이, 여름엔 물놀이. 이 때 빠질수 없는게 삼겹살 아닌가! 그런데 걱정이 앞선다. 지난 겨울과 지금까지도 전국적인 돼지유행성설사병(이하 PED) 유행으로 새끼돼지가 귀해졌기 때문이다. 원래도 수요가 늘어나는 봄부터 여름까지는 삼겹살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데 올 여름은 PED 피해로 가격폭등이 올 수 있을거 같다. 물론 농식품부도 충분히 짐작하고 비축, 수입 등으로 대비하고 있겠지?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PED는 3종 법정가축전염병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고 같은 시기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조치로 그 어느때보다 소독 등 방역조치가 철저함에도 그 발생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그래서 기본부터 다시 생각해 본다. 방역(防疫)이 뭐지? 정의를 찾아보니 전염병이 발생하거나 유행하는 것을 미리 막는 모든 활동을 뜻한다. 질병은 숙주, 병원체, 환경의 영향을 받아 발생할 수 있는데 이 3요소를 차단하는 활동에는 크게 예방접종, 소독, 전파매개체 관리 등이 있다. 이 중 한가지라도 완벽히 차단될 수 있다면 질병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
[축산신문] 송 대 섭 교수(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바이러스실) 부모님들, 위인들과 선생님들이 항상 모든 일들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을 제대로 하려면 “기본에 충실하라”라는 조언을 가장 많이 강조했던 것 같다. ‘기본에 충실하다’는 의미는 근본적인 것부터 익히고 행한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사고들의 원인을 따져보면 항상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 그 원인이었다.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럼피스킨 등 국가재난형전염병이나 돼지유행성설사병,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과 같은 소모성질환 등에 대응하는 방역전략은 크게 차단방역, 백신방역, 소독방역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감염원과 매개체, 감염 가능한 동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차단방역과 적절한 백신을 통해 주요 감염병의 감염 및 전파를 예방하는 백신방역과 달리, 소독방역은 일반인들도 주요 가축전염병이 문제가되는 시기에는 톨게이트 등에서도 쉽게 목격할 수 있기에 가장 친숙한 방역방법일 것이다. 그런데 이 가장 기본적인 소독을 하는데 있어서도 기본원칙을 지켜야 소독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소독’이란 ’물체의 표면 또는 내부의 병원성 미생물(세균, 바이러스 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