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걱정거리가 생기면 돼지꿈을 꾸고 싶다. …밤낮으로 수천 마리의 돼지 속에 묻혀 사니까 꿈에 자주 보일 것 같은데, 그래서 제 놈 때문에 빚진 사료값이 복권 한 장으로 뚝딱 넘어갈 것 같은데 영 나타나 주질 않는다.”최근 ‘좋은수필사’로부터 현대 수필가 100인선이 출판됐는데, 전남 순천종돈장에서 ‘돼지엄마’로 통하는 김수자씨가 그중 한 사람으로 선정됐다. 이 이야기는 김수자 수필집 ‘돼지꿈’에 나오는 한 토막이다.김수자씨의 이야기대로 수십년을 돼지와 함께 보내는데 돼지꿈 한 번 제대로 꿔지지 않은 것을 보면 행운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님을 확신하게 된다. 하기사 돼지를 키우는 사람마다 돼지꿈으로 행운을 잡는다면 누가 돼지를 키우려 하지 않겠는가. 어쩌면 돼지 키운다고 다 돼지꿈을 꾸어 행운을 잡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양돈인들이 그나마 양돈을 포기하지 않고 양돈업을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이쯤에서 성급한 독자들은 축산 현안이 얼마나 많은데 한가한 돼지꿈 이야기로 아까운 지면을 허비하느냐고 할 지 모르겠다. 그러나 돼지꿈 이야기를 꺼내는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첫 째는 축산 현장을 취재하던 후배 기자의 꿈 이야기 때문이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지난해에 이어 새해 들어서도 산업 현장에서는 ‘힘들다’ ‘어렵다’는 말이 끊이지 않는다. 축산 현장이라고 다를 바 없다. 올들어 사료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축산경영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는 축산인은 많은 것 같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만나는 사람마다 어두운 이야기, 걱정스런 대화로 가득하다. 그러나 우리 축산 현장을 둘러보면 모두가 어둡고 절망적인 현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천낙농영농조합법인(대표 서동필)의 예는 캄캄한 어둠의 한 줄기 빛처럼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이천낙농영농조합법인은 조합원 100명으로 구성된 법인으로, 티엠알사료 생산 공급을 그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영농조합법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조합원의 낙농 경쟁력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지난해 조합원 평균 젖소두당산유량은 31.2kg으로 일반 젖소농가의 산유량보다 15% 정도 높은, 종축개량협회 젖소 검정농가 수준에 근접한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사료비다. 이천낙농영농조합법인에서 공급하는 사료값은 kg 당 315원으로 타 조합에서 공급하는 티엠알사료보다 15~20%싸다. 그러니까
을유년(乙酉年), 정해년(丁亥年), 기축년(己丑年) 등 그 해의 띠가 닭, 돼지, 소 등 주요 가축에 해당할 경우 축산인들은 그해에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갖는다. 올해는 소 띠 해, 기축년이다. 때문에 소 사육농가들의 관심은 더욱 각별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면 소 사육농가들이 더 관심을 갖는 소 띠 해 소 산업, 특히 한우 산업은 어땠을까. 지나간 소 띠 해는 12년 전인 1997년의 정축년(丁丑年), 24년 전인 1985년의 을축년(乙丑년)이다. 어느 해고 의미가 없는 해가 있을까마는 이렇게 놓고 보니, 소 띠 해마다 의미있는 정책이나 사건이 눈에 들어온다. 우선 24년 전인 1985년은 미국산 생우 도입으로 당시 소 값이 사상 최악의 폭락을 경험한 해로서, 국내산 소 사육기반 조성을 명분으로한 외국 소 수입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일깨워 준 해였다. 이 해는 본지가 창립된 해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본지가 소 띠 해에 축산인과 동고동락을 다짐하며 축산 전문화와 선진화의 기치를 들고 고고지성(呱呱之聲)을 울린 해였던 것이다. 그 12년 후인 1997년은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있는 IMF 외환위기로 온 국민이 고통을 겪어야 했던 해였다. 한우산업계로서는
새해가 밝았다. 크게 기지개를 켜고 희망찬 새해를 외쳐 본다. 비록 지난해는 우리에게 우울한 한 해였지만 올 해는 우리 축산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한 해이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그 외침에 담는다. 일을 시작하기 전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긍정의 자세야말로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함을 인식하면서.우리 축산업계에 있어 2009년의 한 해는 과연 어떤 한 해가 될 것인가. 전문가들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희망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작년까지 우리 축산 농가들을 힘들게 했던 사료 값은 곡물가격과 환율의 하향 안정으로 지난해보다 좀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축산물 시장 개방에 따른 외국 축산물의 국내 시장 잠식이 여전히 걱정되기는 하나 음식점 원산지 표시의 본격적인 시행이 그 같은 우려를 어느 정도 씻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소비 부문에서는 국내외 경기가 단기에 좋아질 전망은 아니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게 하고 있다.따라서 새해 축산 전망은 크게 낙담할 것도, 그렇다고 좋아할 것도 아니다. 결국 우리 축산인들 스스로 어떤 노력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불안을 씻어 낼 수도, 더 큰 어려움을 자초할 수도 있다 하겠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해마다 12월이 되면 한해를 정리하며, 그 한 해를 상징하는 ‘올해의 한자’‘올해의 사자성어’등이 한자 문화권인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에서 발표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수신문이 호질기의(護疾忌醫)를 선정했다. 병이 있는데도 의사한테 보여 치료받기를 꺼린다는 뜻이라고 한다. 일본은 변할 변(變)을 선정했다. 세계 경제의 대변동, 기후 변동, 미국의 새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가 강조한 변혁 등이 감안됐다고 한다. 대만에서는 어지러울 난(亂)을 꼽았다. 모두가 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한자다. 그러면 우리 축산업계의 올 한 해를 상징하는 한자는 무엇일까. 올 한 해를 돌이켜 보면 그것은 당연히 오를 등(騰)이 아닐까 여겨진다. 국제곡물가 상승과 환율 상승에 따른 사료값 폭탄이 축산에 미친 영향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지난해부터 계속된 이 같은 사료값 폭탄은 특히 미산 소갈비 수입재개로 소값이 떨어진 한우 사육농가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낙농가들에게는 원유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낙농경영을 크게 압박했다. 양돈농가나 양계농가도 예외가 아니었다. 예년 같았으면 호황을 누릴만한 가격대를 형성했으나 생산비 부담이 그런 호황을 무색케했다.문제는 이 같은 고 사료 값
정부 주도로 구성된 농개위(농협개혁위원회)가 지난 9일 1차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농개위는 세종증권인수와 관련한 전임 농협회장의 비리가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농협을 강하게 질책하면서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가 부랴부랴 태동시킨 조직이란 점에서 향후 위원회의 활동이나 논의의 폭은 거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농개위는 이를 반영하듯 9일 1차 회의에 이어 14일·15일 1박2일간의 마라톤회의를 여는 등 주 2회씩 회의를 열어 이달 중으로 농협개혁 전반에 대해 기존 틀을 깨는 혁신안을 내놓는다는 복안이다.전임회장의 비리사건으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농협의 개혁 필요성은 내부에서조차 “이대로는 안 되며 무언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기 때문에 명실상부한 개혁 드라이브가 걸렸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농협 개혁 드라이브는 ‘국민의 정부’가 밀어붙였던 협동조합 개혁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의 개혁작업은 협동조합에 대한 전방위 사정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정부가 먼저 그림을 그려놓고 개혁위원회라는 조직을 통해 짜 맞추기 식으로 진행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국민의 정부가 단행
협동조합을 통한 축산물 군납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비록 일부이긴 하나 축산물 군납이 여론의 눈총을 받고 있는 것은 국가안보를 책임진 군의 주요 부식인 축산물의 품질불량 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과거 축산물군납은 일부 몰지각한 군납관계자들의 탈선과 비리로 인한 불미스런 사고가 빈발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협동조합과 군 당국의 자정노력으로 투명성이 제고되면서 장병들의 급식수준 또한 크게 향상되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런 사실에 비춰볼 때 근자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그동안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 문제는 재발방지차원의 엄정한 대책과 문책이 필요하다.국방당국이 관련 기업체들로 부터 특혜라는 비난과 함께 민원을 감수하면서 까지 협동조합에 축산물군납을 담당토록 하는 것은 이른바 ‘전시동원의 용이성 확보’라는 현실적 필요성 때문이지만 부수적으로는 협동조합에 속한 영세농민들에게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는 명분도 작용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이 때문에 영세농가 위주의 군납농가가 가격등락에 영향을 덜 받으며 안정적인 생산활동을 할 수 있었으며 군납참여 조합 역시 경제사업 기반조성이란 측면에서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아온 것
한우자조금 제2기 대의원선거가 내달 3일부터 시작된다. 한우협회와 일선 축협은 제2기 대의원 선거에 차질이 없도록 교육과 홍보를 병행해가며 선거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그러고 보니 첫 한우자조금 대의원 선거를 위해 동분서주하던 한우인들의 모습을 본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이 흘렀다. 지난 4년동안 한우자조금 관리위원회는 자조금 사업의 정착을 위해 무던히 애썼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한우 자조금이 없었다면 급변하는 축산 환경 속에서 우리 한우 산업을 어떻게 이만큼이라도 살렸을까 싶다.더러 한우자조금 성과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우 산업이 세찬 개방 바람과 높은 사료 값으로 인한 경영악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축산의 중추적인 산업으로 자리매김되고 있음은 고무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전적으로 한우 산업을 육성 발전시켜보자는 정부의 의지와 한우인 스스로의 노력에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한우자조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때마침 한우자조금 사업을 분석한 보고서가 눈길을 끄는데 이 보고서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무엇보다 TV 광고와 PPL 등 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한우의 우수성을 강조함으로
“아이 러브 밀크(I love milk).”낙농 유가공 업계가 어려운 요즘, 이 말은 여간 반가운 말이 아닐 것이다. 특히 한창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 이런 말을 하면 더욱 반갑다. 우유를 사랑하고 즐겨 마시는 아이들이야말로 우리 대한민국 미래의 희망이기 때문이다.지난 일요일(19일)에 ‘우유사랑 어린이영어말하기 대회’ 본선 행사가 aT센터 국제 회의장에서 있었다. 전국에 걸쳐 치러진 예선 대회에서 뽑힌 25개 개인 혹은 단체팀 어린이들이 ‘아이 러브 밀크’를 합창한 날이었다. 이날 본선에 임한 아이들은 저마다 다양한 소재와 스토리로 우유를 사랑하고 우유를 즐겨 마시자고 영어로 호소했다. 우리말로도 우유를 반드시 마셔야 하는 이유를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는데 왜 영어로 말해야 하느냐고 따질 수도 있겠지만 요즘 아이들의 영어 교육열을 감안할 때 매우 의미있는 행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물론 우유사랑 영어말하기 대회를 통해 아이들이 우유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이 대회가 올해로 4회째인데 해가 거듭될수록 대회 참여 열기가 뜨겁고 일선 영어 교육현장에서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는 행사로 서서히 자리를 잡
본지가 창간된 지 올해로 23년째다. 1985년 9월 28일이 창간 기념일이다. 우리는 이 날을 기념, 특집호를 제작하며 본지 창간 23년과 축산 산업 23년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매년 되돌아 본 창간 기념일이 같은 날인데도 해마다 조금씩 그날이 주는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 오늘은 막연하게 돌아 볼 것이 아니라, 본지 지령에 따라 유년기 청소년기 성년기로 구분해서 살펴본다.본지 지령 10년 미만의 유년기 시절 축산 산업은 산업이라고 이름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농촌에서 축산이 주업이 아니라 부업으로 대접받는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가축 사육 마리수가 조금만 늘어나도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하고, 또 얼마 뒤에는 가축 사육마리수가 부족하여 가격이 폭등하기를 반복했다. 우리는 그 과정에서 많은 축산농가들이 가축 사육을 포기하는 것을 지켜봤다. 동시에 당시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축산의 규모를 늘리면서 경쟁력을 키우는 모습도 지켜봤다.유년기의 본지는 축산이 농촌에서 주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전업화가 필요함을 역설하는 한편 축산이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축산물 소비가 선진국 수준으로 늘어나야 한다는 데 초
온갖 우여곡절 끝에 제18대 국회가 개원된 가운데 농림수산식품위원회는 지난 1일 간사 선임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은 축산업계로서는 국회에 거는 기대가 다른 어느 때보다 크다. 축산업계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농림수산식품위원회의 출발이 좋다. 무엇보다 농림수산식품위원회 회의가 열리지마자 한미 FTA 비준 동의 이후에 집행하기로 돼 있던 농축산 대책 예산을 비준과 관계없이 연내에 집행하기로 한 것이다. 즉 한미 FTA 비준동의 이후로 집행이 유보된 30개 사업비 3천8백여억원중 26개 사업비 2천2백87억원에 대해 집행유보 규정을 수정, 연내에 지원할 수 있도록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요청한 것이다.특히 26개 사업중 축산분야는 인수공통전염병 대응기술 개발, 축산시설 현대화, 축산물브랜드육 타운지원, 우량송아지 생산및 비육시설 지원, 송아지 경매시장 현대화, 농축산 전시 홍보관, 생축수송특별차량지원 등 7개 사업(1천189억원)이 하나 같이 시급한 사업이다. 따라서 이번 국회 농림식품위원회의 조치는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출발이 좋다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축산업계에서 바라 볼
원유가 인상안이 지난 1일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통과, 지난 16일부터 리터당 120원 인상된 704원을 적용하게 됐다. 지난 5월 6일 낙농진흥회가 원유가 인상 논의를 위한 첫 소위원회를 개최한지 근 3개월만의 타결이다. 돌이켜 보면 이번 원유가 인상 요구는 사료값 인상에 따른 불가피한 것이었다. 지난 2006년 11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사료 값이 오른 이후 올 들어서도 사료값 인상이 거듭되자 원유값에서 사료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단숨에 넘어섰기 때문이다. 급기야 낙농육우협회는 올 정기총회부터 원유가 인상을 거론했으며, 이어 낙농진흥회 이사들은 원유가 현실화 논의를 위한 긴급 이사회 소집을 요구하며 원유가 인상 논의가 본격화 됐다.문제는 원유가 인상폭이었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원유가격을 사료값 인상폭 만큼 충분히 올렸으면 좋겠지만 수요자 입장에서는 소비를 감안 원유가 인상폭을 최대한 낮춰야할 입장이었다. 따라서 생산자와 수요자의 입장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지리한 논의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20.54%인 120원을 인상하는 것으로 대타협이 이뤄짐으로써 납유거부라는 초유사태는 막았지만 그렇다고 원유가격과 관련 근본적인 문제가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