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소재 도축장에서 한우 암소 3마리가 꼬리표 번호 순서대로 도축되지 않아 엉뚱한 거래결과를 낳은 황당한 일이 있었다. /관련기사 9면 다행이 축주가 이를 발견하고 적극 확인하는 절차를 밟으면서 문제가 해결되기는 했지만 이는 하나의 해프닝 정도로 간과할 일이 아니다.지금 축산업계는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우업계는 수입 쇠고기와 비교 가격경쟁이 불리한 한우 시장을 지키기 위해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에 이어 지난 6월 22일부터 쇠고기 생산이력추적제가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자율적인 유통감시단을 운영하는 등 소비자들의 신뢰구축을 위해 그야말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특히 쇠고기생산이력추적제 실시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한우 전두수에 대한 생산이력추적제 실시야말로 쇠고기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완결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판국에 도축장에 출하한 소가 꼬리표 순서대로 도축되지 않아 엉뚱한 결과를 가져오는 황당한 일은 쇠고기생산이력추적제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물론 쇠고기생산이력추적제가 시작된 지 이제 불과 한 달이 지났음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사
한국과 EU간 FTA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는 소식은 축산업계로서는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다.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낙농과 양돈분야의 위기감은 상상을 초월한다.FTA 문제가 여기까지 왔다면 정부는 실질적인 보완대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미 FTA 대책에서 보듯 정부의 지원대책은 말만 무성할 뿐이라는게 축산농민들의 일반적 정서다. 정부는 한·미 FTA 타결이후 보완대책으로 23조1천억원을 지원하고, 국회비준후 추가적인 지원대책도 강구하겠다고 밝혔지만 축산현장은 이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한·EU FTA 타결을 바라보는 축산업계는 이번에도 속 시원한 대책은 없을 것이라는 불신으로 가득 차 있다.따라서 농식품부는 정부관계자와 현장농가, 생산자단체 등을 망라하는 FTA 대책반을 조속히 꾸려 축산농가의 피부에 와 닿는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업계가 수긍하지 못하고 있는 피해규모(생산감소)를 정확히 산정하고 △소비확대△축산현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불합리한 개도개선△경쟁력제고를 위한 투자재원마련 등 분야별로 맞춤형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특히 이번 FTA 대책은 보다 큰 틀에서 바라보는 근본처방이 나와야 하는데 최근 벌
농림수산식품부가 농협중앙회의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농협법 개정안을 오는 9월중 입법예고하여 금년 안에 국회에 제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 가운데 농협중앙회는 지난 8일 경남지역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여론을 듣기위한 토론회 일정에 돌입했다.그러나 농협개혁을 위한 여론을 듣겠다는 토론회가 비공개로 열려 빈축을 사고 있다. 농협 개혁은 농협 조직원들을 위한 개혁이 돼서도, 농축협 조합장을 위한 개혁이 돼서도 안 된다. 더욱이 오늘의 농협중앙회가 개혁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은 그동안 농협중앙회가 농축산업과 농축산 농민들을 위한 조직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임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비공개 토론회는 유감스럽기 짝이 없다.이는 농협중앙회가 왜 개혁을 해야하는 지 그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는 것으로서, 형식적인 절차를 거쳐 중앙회가 원하는 개혁안을 확정짓기 위한, 너무나 뻔한 의도로 비쳐진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개혁의 본질적인 문제에 충실하고자 한다면 비공개가 아닌 공개 토론회로 당당하게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았으면 한다.농협 개혁의 본질적인 문제와 관련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사업구조 개편 논의에서 농업경제와 축산경제를
쇠고기 이력추적제가 지난 22일부터 전면 실시됐다. 이는 쇠고기 안전관리의 결정판이라는 점에서 ‘2009년 6월 22일’은 우리 축산사에 획을 긋는 날이 됐다.우리 축산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한마디로 위기 극복의 역사라고 해도 좋을 만큼 많은 위기 속에서 성장해 왔다. 특히 2000년대 들어 구제역 발생과 2003년 미국발 광우병 파동, 닭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발생 등 줄이은 축산식품의 위생과 안전에 관한 사건은 우리 소비자들의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우리 축산업계로서는 그 이전의 어떤 위기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것이었다.그러나 우리는 그런 위기에 굴하지 않고 축산식품의 안전 관리 시스템을 선진화함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다. 항생제의 사료첨가 대폭 제한이 그것이었고, 농장에서 가공 유통 소매 단계에 이르는 HACCP의 도입이 그것이었다. 특히 쇠고기 이력추적제 전면 실시는 쇠고기의 안전성을 더욱 확실히 담보하는 제도로, 우리 축산의 수준을 한꺼번에 몇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 몇 가지 의미있는 사실로 설명된다.첫째, 쇠고기의 이력에 대한 역추적이 가능하다는 그 자체가 갖는 의미다. 즉 최종 소비단계에서 인수공
UR협상이 타결될 때 우리 축산업은 ‘이제 끝’이라는 생각이 팽배했었다. 당시의 우리 축산업은 국제경쟁력을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체질이 허약한데다 글로벌경쟁에 대한 축산인들의 인식도 매우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일단 UR을 극복했다. 정부의 지원 덕도 컸지만 살아남으려는 축산인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UR이 타결된지 10여년을 훌쩍 넘긴 지금 우리 축산업은 그 때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비약적인 발전을 했고 FTA시대를 맞고 있다.어쨌든 축산업은 농촌경제를 이끌어가는 버팀목으로 성장했다. UR 극복이후 지속적인 성장으로 인해 축산업생산액은 1차산업 생산경제의 33%에 해당하는 11조원에 이르고 있다. 농가 소득작목 상위 5개 품목에는 쌀을 제외하면 모두가 축산이다. 특히 축산업의 성장으로 강력한 전후방산업이 형성되어 고용창출면에서도 큰 역할을 맡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축산업전망에 대해 결코 비관적이지 않다. UR을 극복한 저력을 바탕으로 FTA 체제하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시대의 급격한 변화는 축산업의 지도를 바꿔놓았다. 그동안 많은 영세농가가 없어지고 자연스럽게 전기업화가 진행되면서 2백여개에 달하던 일선축협
농협이 운영하는 농업박물관 앞에 돌비석 하나가 외롭게 서 있다. 이 비석엔 윤봉길 의사가 펴낸 ‘농민독본’의 몇 구절이 음각되어 있다.‘농사는 천하의 대본이라는 말은 결단코 묵은 문자가 아닙니다. 이것은 억만년을 가고 또 가도 변할 수 없는 대 진리입니다. 사람의 먹고 사는 식량품을 비롯하여 의복, 주택의 자료는 말할 것도 없고 상업, 공업의 원료까지 하나도 농업생산에 기대지 않는 것이 없느니만치 농민은 세상 인류의 생명창고를 그 손에 잡고 있습니다. 우리 조선이 돌연히 상공업 나라로 변하여 하루아침에 농업은 그 자취를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이 변치 못할 생명창고의 열쇠는 의연히 지구상 어느 나라의 농민이 잡고 있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농민의 세상은 무궁무진 합니다’매헌 윤봉길 의사는 77년 전 중국 상하이 홍코우공원에서 열린 일본의 천장절 겸 전승경축행사장에 폭탄을 투척, 일제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 독립운동의 큰 획을 그은 애국지사로 추앙받고 있다. 하지만 그가 농촌운동가였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19세에 고향 예산에서 야학을 연 선생은 20세에 독서회를 조직하고 농민독본을 펴냈다.농사가 천하대본임이 결단코 묵은 문자가 아니며, 억만년
“혹시 CCD를 아시나요?”이 질문에 ‘CCD란 정체불명의 원인으로 꿀벌들이 사라지는 군집붕괴현상’이라고 정확하게 답한 독자가 있다면 그는 양봉농가나 양봉전문가 이전에 지구촌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많은 독자다.솔직히 필자도 최근에 이 말을 처음 접했으니 부끄럽다. 그동안 언론에서도 심각하게 다루었던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으니 축산 전문 언론인으로서 양봉인들에게 더욱 송구한 마음이다. 이제부터라도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CCD 문제가 지니고 있는 상징성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선행 보도내용을 보면, ‘꿀벌의 실종, 침묵의 봄은 오는가’며 우리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우선 꿀벌이 사라지면 이 시대 최고의 웰빙식품인 꿀을 생산할 수 없어 연간 3천500억원내지 4천억원에 해당하는 양봉산업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꿀벌이 사라짐으로써 지구상의 식물의 상당수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지구상의 식물 70%가 곤충에 의해 수정되고 있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꿀벌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작물은 물론 사료 작물도 재배가 곤란하다는 것이다.때문에 아인슈타인도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4
“나도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걱정거리가 생기면 돼지꿈을 꾸고 싶다. …밤낮으로 수천 마리의 돼지 속에 묻혀 사니까 꿈에 자주 보일 것 같은데, 그래서 제 놈 때문에 빚진 사료값이 복권 한 장으로 뚝딱 넘어갈 것 같은데 영 나타나 주질 않는다.”최근 ‘좋은수필사’로부터 현대 수필가 100인선이 출판됐는데, 전남 순천종돈장에서 ‘돼지엄마’로 통하는 김수자씨가 그중 한 사람으로 선정됐다. 이 이야기는 김수자 수필집 ‘돼지꿈’에 나오는 한 토막이다.김수자씨의 이야기대로 수십년을 돼지와 함께 보내는데 돼지꿈 한 번 제대로 꿔지지 않은 것을 보면 행운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님을 확신하게 된다. 하기사 돼지를 키우는 사람마다 돼지꿈으로 행운을 잡는다면 누가 돼지를 키우려 하지 않겠는가. 어쩌면 돼지 키운다고 다 돼지꿈을 꾸어 행운을 잡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양돈인들이 그나마 양돈을 포기하지 않고 양돈업을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이쯤에서 성급한 독자들은 축산 현안이 얼마나 많은데 한가한 돼지꿈 이야기로 아까운 지면을 허비하느냐고 할 지 모르겠다. 그러나 돼지꿈 이야기를 꺼내는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첫 째는 축산 현장을 취재하던 후배 기자의 꿈 이야기 때문이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지난해에 이어 새해 들어서도 산업 현장에서는 ‘힘들다’ ‘어렵다’는 말이 끊이지 않는다. 축산 현장이라고 다를 바 없다. 올들어 사료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축산경영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는 축산인은 많은 것 같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만나는 사람마다 어두운 이야기, 걱정스런 대화로 가득하다. 그러나 우리 축산 현장을 둘러보면 모두가 어둡고 절망적인 현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천낙농영농조합법인(대표 서동필)의 예는 캄캄한 어둠의 한 줄기 빛처럼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이천낙농영농조합법인은 조합원 100명으로 구성된 법인으로, 티엠알사료 생산 공급을 그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영농조합법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조합원의 낙농 경쟁력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지난해 조합원 평균 젖소두당산유량은 31.2kg으로 일반 젖소농가의 산유량보다 15% 정도 높은, 종축개량협회 젖소 검정농가 수준에 근접한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사료비다. 이천낙농영농조합법인에서 공급하는 사료값은 kg 당 315원으로 타 조합에서 공급하는 티엠알사료보다 15~20%싸다. 그러니까
을유년(乙酉年), 정해년(丁亥年), 기축년(己丑年) 등 그 해의 띠가 닭, 돼지, 소 등 주요 가축에 해당할 경우 축산인들은 그해에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갖는다. 올해는 소 띠 해, 기축년이다. 때문에 소 사육농가들의 관심은 더욱 각별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면 소 사육농가들이 더 관심을 갖는 소 띠 해 소 산업, 특히 한우 산업은 어땠을까. 지나간 소 띠 해는 12년 전인 1997년의 정축년(丁丑年), 24년 전인 1985년의 을축년(乙丑년)이다. 어느 해고 의미가 없는 해가 있을까마는 이렇게 놓고 보니, 소 띠 해마다 의미있는 정책이나 사건이 눈에 들어온다. 우선 24년 전인 1985년은 미국산 생우 도입으로 당시 소 값이 사상 최악의 폭락을 경험한 해로서, 국내산 소 사육기반 조성을 명분으로한 외국 소 수입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일깨워 준 해였다. 이 해는 본지가 창립된 해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본지가 소 띠 해에 축산인과 동고동락을 다짐하며 축산 전문화와 선진화의 기치를 들고 고고지성(呱呱之聲)을 울린 해였던 것이다. 그 12년 후인 1997년은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있는 IMF 외환위기로 온 국민이 고통을 겪어야 했던 해였다. 한우산업계로서는
새해가 밝았다. 크게 기지개를 켜고 희망찬 새해를 외쳐 본다. 비록 지난해는 우리에게 우울한 한 해였지만 올 해는 우리 축산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한 해이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그 외침에 담는다. 일을 시작하기 전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긍정의 자세야말로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함을 인식하면서.우리 축산업계에 있어 2009년의 한 해는 과연 어떤 한 해가 될 것인가. 전문가들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희망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작년까지 우리 축산 농가들을 힘들게 했던 사료 값은 곡물가격과 환율의 하향 안정으로 지난해보다 좀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축산물 시장 개방에 따른 외국 축산물의 국내 시장 잠식이 여전히 걱정되기는 하나 음식점 원산지 표시의 본격적인 시행이 그 같은 우려를 어느 정도 씻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소비 부문에서는 국내외 경기가 단기에 좋아질 전망은 아니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게 하고 있다.따라서 새해 축산 전망은 크게 낙담할 것도, 그렇다고 좋아할 것도 아니다. 결국 우리 축산인들 스스로 어떤 노력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불안을 씻어 낼 수도, 더 큰 어려움을 자초할 수도 있다 하겠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해마다 12월이 되면 한해를 정리하며, 그 한 해를 상징하는 ‘올해의 한자’‘올해의 사자성어’등이 한자 문화권인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에서 발표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수신문이 호질기의(護疾忌醫)를 선정했다. 병이 있는데도 의사한테 보여 치료받기를 꺼린다는 뜻이라고 한다. 일본은 변할 변(變)을 선정했다. 세계 경제의 대변동, 기후 변동, 미국의 새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가 강조한 변혁 등이 감안됐다고 한다. 대만에서는 어지러울 난(亂)을 꼽았다. 모두가 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한자다. 그러면 우리 축산업계의 올 한 해를 상징하는 한자는 무엇일까. 올 한 해를 돌이켜 보면 그것은 당연히 오를 등(騰)이 아닐까 여겨진다. 국제곡물가 상승과 환율 상승에 따른 사료값 폭탄이 축산에 미친 영향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지난해부터 계속된 이 같은 사료값 폭탄은 특히 미산 소갈비 수입재개로 소값이 떨어진 한우 사육농가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낙농가들에게는 원유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낙농경영을 크게 압박했다. 양돈농가나 양계농가도 예외가 아니었다. 예년 같았으면 호황을 누릴만한 가격대를 형성했으나 생산비 부담이 그런 호황을 무색케했다.문제는 이 같은 고 사료 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