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박종수 명예교수(충남대학교) 협소한 국토면적, 높은 토지자격, 제한된 사료자원 등으로 인해 원천적으로 가격경쟁력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한국 낙농의 현실에서 최근에는 마시는 시유시장마저 값싼 수입 멸균유로 대체되는 현상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주요 유제품 수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26년부터는 우유·유제품이 차례로 무관세(0%)로 수입될 예정이다. “우유가 안 팔리면 원유의 생산을 줄이든지, 더 이상 생산을 멈추면 되지”라는 단순한 생각을 가진 사람도 없지 않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낙농산업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특수성 때문에 여타 농축산물과 같이 수급상황에 맞춰 농가가 임의로 생산을 조절하거나 중단 내지 재개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단기적으로 이에 대처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첫째, 원유는 젖소라는 생명체가 생산하는 산물로써 젖소가 최초 원유(原乳)를 생산하는 기간이 최소 2년이 필요하다. 젖소는 식물의 줄기와 잎을 섭취하는 대표적인 초식동물이다. 암송아지가 성장하여 발정하면 종부시켜 임신을 하게 되며, 280여일의 임신기간을 거쳐 첫 출산을 하게 된다. 첫 출산 이후부터 젖소(착유소)는 원유를 생산한다. 그러므로 암
[축산신문] 곽 춘 욱 고문(건지·벤코코리아) 전북대 겸임교수 1960년대까지 2∼3%를 유지하던 우리나라의 연평균 인구 성장률(총인구 기준)은 1970년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가파르게 낮아졌다. 최근까지도 계속 감소(2020년 0.14%)해 우리나라 인구수는 2023년 말 기준 5천175만여명(세계 인구순위 제 29위)으로 인구 5천만명 이상의 나라에 턱걸이했다. 더구나 출생아 수 기준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국가가 되었다 하니 심히 우려되는 바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대열에 합류했다는 보도가 엊그제 같은데 마치 선진국이 되려면 인구수가 감소하는 것과 맞물려야 하는 것인 양 동시에 이루어져 참으로 기이하다. 혹시 우리나라도 서양이 걸어온 길을 답습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든다. 주지하다시피 서양이 동양에 비해 이미 개인주의가 발달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것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에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일례로 우리가 ‘우리 엄마’, 또는 ‘우리 학교’라고 호칭하는 것에 비해 그들은 ‘My mother’, ‘My school’로 사용하는 단어가 다르다. 그만큼 서양이 개인주의에 치중되어 있다면, 동양은 집단주의에 강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
[축산신문] 박 진 주 주무관(김해시 축산과 가축방역팀) 봄이 왔다. 겨울이 끝나면 자꾸만 밖으로 놀러가고 싶어진다. 봄엔 꽃놀이, 여름엔 물놀이. 이 때 빠질수 없는게 삼겹살 아닌가! 그런데 걱정이 앞선다. 지난 겨울과 지금까지도 전국적인 돼지유행성설사병(이하 PED) 유행으로 새끼돼지가 귀해졌기 때문이다. 원래도 수요가 늘어나는 봄부터 여름까지는 삼겹살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데 올 여름은 PED 피해로 가격폭등이 올 수 있을거 같다. 물론 농식품부도 충분히 짐작하고 비축, 수입 등으로 대비하고 있겠지?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PED는 3종 법정가축전염병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고 같은 시기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조치로 그 어느때보다 소독 등 방역조치가 철저함에도 그 발생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그래서 기본부터 다시 생각해 본다. 방역(防疫)이 뭐지? 정의를 찾아보니 전염병이 발생하거나 유행하는 것을 미리 막는 모든 활동을 뜻한다. 질병은 숙주, 병원체, 환경의 영향을 받아 발생할 수 있는데 이 3요소를 차단하는 활동에는 크게 예방접종, 소독, 전파매개체 관리 등이 있다. 이 중 한가지라도 완벽히 차단될 수 있다면 질병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
[축산신문] 송 대 섭 교수(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바이러스실) 부모님들, 위인들과 선생님들이 항상 모든 일들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을 제대로 하려면 “기본에 충실하라”라는 조언을 가장 많이 강조했던 것 같다. ‘기본에 충실하다’는 의미는 근본적인 것부터 익히고 행한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사고들의 원인을 따져보면 항상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 그 원인이었다.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럼피스킨 등 국가재난형전염병이나 돼지유행성설사병,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과 같은 소모성질환 등에 대응하는 방역전략은 크게 차단방역, 백신방역, 소독방역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감염원과 매개체, 감염 가능한 동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차단방역과 적절한 백신을 통해 주요 감염병의 감염 및 전파를 예방하는 백신방역과 달리, 소독방역은 일반인들도 주요 가축전염병이 문제가되는 시기에는 톨게이트 등에서도 쉽게 목격할 수 있기에 가장 친숙한 방역방법일 것이다. 그런데 이 가장 기본적인 소독을 하는데 있어서도 기본원칙을 지켜야 소독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소독’이란 ’물체의 표면 또는 내부의 병원성 미생물(세균, 바이러스 등)을
분만 후 40분 이내 1리터 이상 먹여야 24시간 이내 송아지 체중의 12% 공급 초유 급여 전 어미소 젖꼭지 청결하게 [축산신문] 가장 중요하게 언급되는 것 중 하나가 송아지 폐사율을 줄이는 것이다. 소는 임신 기간이 약 280일로 길고 보통 1년에 1마리를 낳기 때문에 송아지 한 마리를 잃는 것은 농가엔 큰 손실이다. 송아지 잘 키우기 위해서는 ① 초유 급여 ② 축사 청결 ③ 스트레스 없는 편안한 환경 ④ 영양 관리 ⑤ 일관성 있는 관리 등을 이야기 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초유다. 소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초유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왜 중요한지, 언제, 얼마나, 어떻게 먹여야 좋은지 등 세부 사항을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에 필자는 초유의 중요성과 급여 원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 한다. 초유는 송아지를 분만한 소가 처음 만들어 내는 우유를 말한다. 초유에는 송아지의 성장에 필요한 기본적인 필수 영양물질은 물론, 락토페린,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호르몬, 살아있는 백혈구, 면역항체 등 100가지가 넘는 중요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특히 면역항체는 송아지의 생명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의 포
[축산신문] 김성진 소장(아태반추동물연구소) ICT와 동행하는 동물복지 ① 호리호리한 키와 듬직한 체격을 가진 파란눈의 마이클. 그는 범죄 조직의 소굴로 들어가 불의를 소탕하는 정의롭고 유능한 사람이다. 이런 영웅의 곁에는 항상 믿음직한 조력자가 있기 마련인데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에 번개처럼 나타나 마이클을 구하는 파트너는 최첨단 슈퍼카 ‘키트’다. 1980년대는 여러 미국 드라마가 TV에 방영되던 시기였고 필자는 “전격 제트 작전”이라는 드라마를 소개 드린 것이다. 아마 많은 분의 기억에 남아있을 것 같은데, 훌륭한 외관에 스스로 생각하고 마이클과 대화도 나누는 인공지능형 자동차 키트는 강력한 조력자로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인공과 생사고락(生死苦樂)을 함께 한다. 80년대로 봤을 때 허무맹랑할 것 같은 드라마 이야기는 40여년이 흐른 지금 정보통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에 힘입어 현실 가능한 기술로 가시화되고 있다. 되짚어보면 인류사에 조력자는 늘 있었다. 농경의 시작으로 비롯된 산업화, 도시화의 물결은 인류에게 양적 질적 발전을 가져다줬다. 그러나 화려한 인류 역사를 논하기 이전 인류가 의지해온 강력한 조력자는 바로 동물, 정확히 지칭하자면 ‘가축’이
[축산신문] 김수형 차장 kshabsolute@naver.com 이제는 카페나 식당에 가도 직원을 일일히 호출하지 않아도 키오스크를 이용해 테이블에서 음식 주문이 가능하고 직원이 아무도 없는 카페나 식당, 편의점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운전자의 조작이 없어도 스스로 목표지점까지 운행하는 자동차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삶에서 무인(無人), 자동화(自動化)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영역이 넓어져 이제는 ‘무인 축산’도 가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대통령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미래신산업특별위원회는 농어업 관련 미래신산업을 도출하며 10대 신산업 중 하나로 ‘무인 축산’을 꼽아서 화제다. 무인 축산이라 함은 인공지능, IoT, 로봇 기술 등을 활용해 축산업의 자동화와 스마트화를 실현하는 산업으로 인력 부족 문제 해결과 동물복지 향상, 생산성 증대 및 환경 오염 감소 등을 목표로 하는 첨단 산업이다. 최근 들어 자동화 및 스마트 기술의 발전은 물론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아 발생하는 노동력 부족 현상, 그리고 생산성 향상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아일랜드의 Cainthus
[축산신문 기자] 김성훈 소장(한돈미래연구소) 일반적으로 돈군에 따라 45~55%의 모돈교체율이 권장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매년 50% 이상의 모돈이 교체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개량 과정에서 세대 간격을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많은 교체가 필요한 종돈장과 달리 일반적인 비육농장의 경우 모돈의 생산성을 감안한 수익성 측면을 고려할 때 높은 교체율이 반드시 바람직하지는 않다. 안정적인 농장을 유지하기 위해서 적정 후보돈군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초산돈 도태율이 높아지면 돈군의 산차구성도 비효율적이고, 생산비와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높은 교체율 수익성 악화로 F1 종돈 구입비용(70만원)과 육성에 필요한 제반 비용(30만원)을 감안할 때 후보돈 평가 금액은 처음 교배직전에 가장 높은 수준(100만원)에 달하게 된다, 이후 3년에 걸쳐 감가 상각과 함께 평가액이 조정된다. 초산 모돈이 교배 직후 도태 된다면 노폐돈으로 판매되는 금액(30만원)을 감안해도 적지 않은 손실(70만원)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유럽의 경우도 후보돈 육성 비용이 79만원(550유로)에 달하며 도태 모돈 판매수익 22만원(150유로)을 감안하더라도 모돈을 낮은
[축산신문] 김현범 교수 (단국대 생명자원학부 동물자원학전공) 양돈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현안들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문득 해외의 사례는 어떤지 궁금한 생각이 들어 자료를 찾아보게 되었다. 해외의 사례도 대한민국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은 질병 방역, 양돈농가 수익성, 냄새 등 다양한 이슈들이 양돈업의 현안으로 나열돼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금 놀라웠던 사실은 미국에서도 양돈 산업의 현안 중 개선이 필요한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양돈장 인력 부족을 꼽고 있다는 것이다. 세월이 흐르긴 했지만 필자가 미국에서 유학 당시 방문했던 농장들에는 젊은 지역 청년들이 일하고 있었던 기억이 있어 미국에서도 양돈장 인력 수급에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짐작한다. 우리의 상황과 많이 닮아있는 양돈장 인력 부족에 대한 미국 양돈 산업 관련자들이 제시하는 해결책도 우리의 것과 매우 유사한 것이 흥미롭다. 우선적으로 미국에서도 해외 인력 유입 확대를 제안하고 있다. 내국인 양돈장 인력 부족을 해외에서 유입되는 노동력 확보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현실적인 제안이다. 이와 연계하여 숙련된 외국 인력의 합법적 체류 연장을 이민국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년층의 양돈 산업 유입을 위한
[축산신문] 정구용 명예교수(상지대·상지미래축산발전연구원장) 얼마 전 3월 3일(삼겹살 먹는날) 전날 오랜만에 집에서 식구들과 삼겹살 파티를 하기로 마음 먹고 대형마트에 방문하였다. 고기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한정판매 안내와 지방관리 기준이라는 제목과 함께 “국내산 브랜드 삼겹살은 껍데기가 있는 삼겹살로 겉지방 두께를 1.5㎝ 이하 상품만 선별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판매합니다”라는 문구를 보았고, 삼겹살을 보는 순간 “와! 진짜 삼겹살이 지방이 적어 맛있겠구나”라는 생각과 가격 또한 파격적으로 할인 판매하여, 기쁜 마음으로 2개(한정판매)를 구입하였다. 집에 있는 삼겹살 불판을 준비하고, 오랜만에 함께 먹을 묵은지와 파절임 및 콩나물을 준비하였다. 기울어진 불판 높은 쪽에 삼겹살, 그 밑에 잘 숙성된 김치를 올려놓고 맨 아래쪽에는 파절임을 넣어 삼겹살과 김치, 파절임을 굽기 시작했다 아뿔싸! 웬일일까? 지방이 적은 삼겹살은 불판에서 익는 동시에 퍽퍽해지기 시작했고, 김치와 파절임은 삼겹 지방이 너무 적어 맛있게 되기보다는 타기 시작해 유명 삼겹살집에서 먹던 그 맛은 온데 간데 없고 퍽퍽한 삼겹살만 먹어 오랜만의 기분 좋은 상상은 허사가 되
[축산신문] 함영화 대표((주)애그리로보텍) 불투명한 미래 불안 70년대부터 한국축산은 국민들에게 계란과 우유, 돼지고기, 쇠고기 단백질 공급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2023년 약 25조원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 농촌지역의 소득 증대 뿐만 아니라 사료, 기계장비, 식품 및 유통 등의 전후방산업도 함께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축산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변화와 함께 축산물 시장의 개방 확대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며 국내 축산업은 불투명한 미래에 위기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변화는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우선 구매 성향이 낮아지거나, 수입 축산물의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 구매 동기로 이어지고 있다. 식품 및 유통업계는 원료 구매시 국내산 축산물의 원가부담을 거론하며 수입 축산물의 원료 사용 또는 완제품 수입 비율도 높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과거 50년 ‘원팀’ 성장 주도 과거 약 50년 동안 축산농가와 전후방산업은 사실상 ‘원팀’으로 성장해 왔지만 최근 생산단계는 환경적 제한 등으로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생산성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더구나 식품 및 유통단계는 초기만 해도 소비증가에 따른 자급률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한우 도매가격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올해도 대대적인 한우 소비 촉진 행사가 진행된다.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마트에선 ‘맛도 가격도 감탄! 감탄한우!’를 슬로건으로 ‘2024 소프라이즈, 대한민국 한우 세일’ 사전 행사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을 비롯해 생산자, 소비자 단체장 등이 참석해 한우 소비 붐 조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호소했다. 이날 사전 행사에 이어 농협 축산경제는 전국 농축협 하나로마트에서 최대 40% 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왼쪽부터 이동활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 민경천 전국한우협회장, 남인숙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장, 송미령 장관, 안병우 농협축산대표, 이덕우 전국축산발전협의회장(남양주축협장), 염기동 농협유통 사장.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