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둘러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결론부터 말하자.우리 축산업을 강타하고 있는 작금의 구제역을 잡지 못하면 이 땅에서 축산은 사라지게 된다. 구제역이 내륙 한 복판 충주에 이어 청양에 있는 충남축산기술연구소에서 발생한 현실을 보고도 이걸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에겐 시쳇말로 싹수가 없다고 봐야 한다.충남축산기술연구소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연구소 내 가축은 물론이고 인근의 충남대 연구목장의 우제류까지 땅속에 묻어야 했다. 김포에선 생애통산 14만 킬로그램이 넘는 우유를 생산한 슈퍼젖소를 눈물 속에 저세상으로 보내야 했다.만약, 그야말로 만약 한우씨수소가 있는 한우개량사업소나 젖소개량사업소, 또는 그 인접한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다면 어찌되는가. 그건 재앙이 아니라 아예 끝이다.젖소 유전자는 수입한다고 치고, 한우유전자는 어찌할 것인가. 복원,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한우개량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도 여기까지 오는데 무려 30여년이 걸렸다. 무너진 한우산업을 재건하는데도 과거와 같은 정부지원을 기대한다면 정신 나간 사람 취급받기 십상인 게 우리 현실이다. 설령 정부의지가 있다손 쳐도 무너진 한우산업에 세금을 지원하기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윤 봉 중산업경쟁력을 얘기할 때 흔히들 경쟁상대에 비해 품질과 가격 면에서 얼마만큼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해당산업이 농축산업 이라면 얘기는 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경제논리와는 맞지 않겠지만 식량산업은 적어도 현실적으로는 존재가치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공감대도 경쟁력을 구성하는 요소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척박한 사막을 개척한 이스라엘의 낙농과 가파른 산지에서 이뤄지는 스위스의 축산은 국민적 이해와 공감대가 경쟁력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최강의 공업국 독일의 농축산업도 그 저력은 일반적 의미의 경쟁력 이라기보다는 일정 수준의 인구가 농촌을 지켜야 한다는 독일 국민들의 공감대에서 출발한다.이들 나라의 농축산업이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스라엘 낙농산업은 각종 부산물을 활용하는 TMR 사료를 개발하는 등 최고의 생산성을 구현하는 동시에 사료문제를 해결했으며, 스위스의 농민들은 척박한 산지를 초지로 만들어 알프스의 빼어난 경관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관광대국 스위스의 ‘알프스 장사’는 축산업을 빼고는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그렇다면 한국 축산업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두 눈을 멀뚱거리는 내 자식을 생으로 묻는 마음이야…그 힘든 시간을 보내며 오늘에 이른 긴 시간을 가슴에 묻는 마음이야…이번 생각지도 못한 구제역이란 재앙을 맞은 축산인으로서 주변에 불편함을 드렸으나 많은 격려와 위로에 힘을 갖는다.물론 밤낮 없이 공무 수행중인 관계기관 여러분의 노고에도 우리 축산인은 같은 주민으로서 참으로 민망하기만하다.그러나 힘들어도 짧은 순간에 긴 세월을 묻어야 하는 우리 축산인들의 마음을 헤아려 저승사자의 모습에서 천사의 모습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좋은 친구는 위기 상황에서 그 진가가 나타난다고 했다.제가 정부에 바라는 것은 보상하는 사람을 위한 보상이 아니라 보상받는 사람을 위한 보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픔을 나누는 마음으로 정부 시책에 소처럼 따라가는 순박한 농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충분하지는 않으나 그래도 마음이 담겨있는 보상이었으면 좋겠다.우리 축산인은 발생농가 농장주도 우리의 축산인 인바 우리가 마땅히 보듬어 가야할 것이다.그리고 열과 성으로 최고의 농장을 꿈꾸며 축산에 발을 들여 놓은 많은 후배 축산인들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더욱 완벽한 농장을 만들기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나는 지난 세월을 결코 후회하거나 헛되다
구제역 종식 선언 16일 만에 강화도에 새로운 타입의 구제역이 발생해 확산 일로에 있다던 보도가 한창이던 지난 12일 필자에게 한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포천에서 한우를 사육하고 있던 그는 포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축산농가들은 물론 방역관련 기관 단체 관계자들이 그야말로 밤낮없이 노력해서 구제역 종식을 선언하게 됐는데 한 달도 안 돼 또 구제역이 발생했다며 허탈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특히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의 축주가 중국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구제역 상재국인 나라에 여행은 왜 가느냐”며 목청을 돋웠다. 그리고 “앞으로 중국과 같은 구제역 상재국에 여행을 갔다 와서 구제역이 발생하면 보상이고 뭐고 아무것도 해줘선 안 된다”며 정부의 강력한 정책을 주문했다. 이어 그는 필자가 뭐라고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너무 허탈하고 답답해서 어디 하소연 할 때도 없어 전화했다”며 이제 강화에서 발생한 구제역 방역이 끝나고 다시 구제역 종식이 선언되기 전까지는 또 꼼짝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구제역으로부터 내 농장을 지키기 위해서는 농장주나 일하는 사람들이 해외 여행은 물론 국내 여행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필자는 지인의 이
구제역 종식 선언 한 달도 안 돼 구제역이 또 발생했다. 이번엔 강화 지역이다. 구제역 타입이 ‘O’형이라고 한다. 포천 지역에 발생한 구제역 타입이 ‘A’형이라고 했으니 그 의미에 초점이 맞춰진다. ‘O’형은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구제역의 전형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번 강화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중국에서 건너온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더욱 주목되는 것은 구제역이 발생한 한우를 사육한 축주의 행적이다. 축주 L씨는 한 달전인 지난 달 8일부터 13일까지 6일 동안 중국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또한 중국산 조사료를 수입해서 사용했다고 한다. 이번 구제역이 중국에서 건너왔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그렇다고 정확한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이상 이번 강화지역 구제역 발생이 중국 여행이나 중국산 조사료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여기서 우리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어쨌든 국경검역과 차단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달 23일 구제역 종식 선언할 당시 이 난을 통해 구제역 종식 선언이 구제역이 더 이상 발생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지적하고 구제역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계심을 늦추지 말
신년 벽두 축산인들의 가슴을 덜컹 내려앉게 했던 구제역이 지난 23일자로 종식 선언됐다. 올 1월 2일 포천에서 구제역이 첫 발생된 지 81일만이다. 그동안 구제역 신고건수만 18건, 그 중 6건이 양성으로 판정, 살처분 등 추가적인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졌다. 또한 구제역 발생에 따른 피해는 55개농가에 5천900여 마리의 가축을 살처분 하는 등 모두 42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정부의 발표지만 간접적인 피해까지 감안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이 보다 훨씬 클 것으로 생각된다.그러나 구제역이 갖고 있는 질병 특성상 이 정도의 피해에 그친 것은 다행이다. 이번 구제역이 발생하기 전 지난 두 차례의 피해 규모, 즉 2000년 3천억원, 2002년 1천400억원에 비하면 이번 구제역 피해는 결코 크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번 구제역 발생과 종식 과정을 되돌아 볼 때 이렇듯 피해를 크게 키우지 않고 비교적 조기에 종식되기까지 구제역 발생 현장 축산인은 물론 관련 기관 단체들의 피나는 노력에 대해 우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농식품부와 검역원은 매일 구제역 방역 조치 상황을 점검함은 물론 추가적인 발생 때마다 역학조사를 통해 구제역
국회가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를 골자로 한 농협법 개정안 심의에 들어간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오는 15, 16일 이틀 동안 회의를 열고 농협법 개정안에 대한 심의를 시작함으로써 이제 농협법을 어떻게 개정할 것인가를 놓고 축산인들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것이다.농협법 개정안 심의에 임하는 국회를 바라보는 축산인들의 관심은 신용사업과 분리된 경제사업 조직에 축산 사업과 관련한 조직이 어떤 형태로 개편되느냐는 것이다. 즉 그동안 축산인들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축산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조직이 될 것이냐는 것이다.사실 정부가 제출해 놓은 농협법 개정안은 농협 개혁이 경제사업 활성화에 있음에도 이를 충족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신용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더욱 주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지주회사 개념 도입 그 자체부터 경제사업 활성화는 안중에 없는 듯하다. 따라서 이번 국회 심의과정에서는 정부가 제출한 농협법 개정안이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어느 정도 기능할 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축산조직은 반드시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축산경제 대표 특례조항은 국회에서 인정한 것
설을 앞두고 품질관리원이나 지자체의 축산물 부정 유통 우려에 따른 단속 활동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일과 2일 이틀간에 걸쳐 실시됐던 시울시의 쇠고기 유통 실태 점검(본지 기자 동행)은 부정 축산물 유통 단속이 명절을 앞두고 의례적으로 대충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매우 철저한 준비 속에 이뤄짐을 보여줬다.(본지 2374호 1면)물론 기자가 동행한 단속이다보니 대충할 수는 없었겠지만 단속 준비부터 사후 조치까지 단속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부정 축산물 유통 단속이 형식에 그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특히 지난 서울시의 쇠고기 유통실태 점검 계획을 보면 팀당 3명씩 6개팀으로 편성하고 있는데 팀원의 구성도 시청 관계공무원과 소비자는 물론 한우농가(유통감시원)가 한 팀이 되는 등 축산물 유통 점검이 효율적이면서 신뢰를 주기에 충분했다.본지 기자의 현장 취재 결과를 보면 사전에 단속할 지역과 대상 업소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고 일단 단속에 돌입하면 신속하고도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음이 저절로 체감된다. 그런데 문제는 단속이 시작되고 불과 한 시간도 안 되어 단속 계획이 해당 업소에 알려져 업소 관계자가 자리
지난 21일 발표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10’은 우리 농업, 농촌에서 축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분명하게 확인시켜 줌과 동시에 몇 가지 통계 변화에 주목하게 한다.우선 농업 생산액 전망 결과를 보면 농업 생산액중 축산업 생산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33.8%에서 2009년(추정)엔 37.3%로 올라가고, 올해 2010년에는 39.4%로 40%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에 비해 농업 생산액중 쌀 생산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28%에서 2009년(추정) 25.8%로 떨어진 후 2010년 올해에는 24.3%로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20년, 30년 전의 쌀과 축산의 위상 변화는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 특히 2020년의 축산과 쌀 생산액 비중을 보면 축산은 38%인데 비해 쌀은 17.3%로 떨어지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축산이 농촌경제를 주도할 것임을 다시 한 번 설명해주고 있다.다음으로 주목되는 것은 2020년에는 국민 1인당 우유 소비량이 쌀 소비량을 웃돈다는 것이다. 즉 우유 소비는 2009년 62.1kg에서 2015년 67.8kg으로 늘어나고 2020년에는 더욱 늘어 71.7kg이나 되는 것으로 전망되
새해 벽두 경기도 포천의 젖소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소식은 새해 새출발의 꿈에 부푼 축산인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했다. 지난 2000년에 이은 2002년 구제역 재발이후 방역당국과 현장 축산인들의 철저하고도 일사불란한 방역노력으로 조기에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회복한 우리는 한동안 구제역 발생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더욱이 요즘처럼 추운 한겨울에 구제역이 발생하리라고는 전문가들도 예상치 못했다. 그동안 방역당국과 축산업계는 매년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구제역 방역 특별 기간으로 정해놓고 방역에 임해왔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안타까운 것은 추운 겨울이라 소독약을 뿌려도 소독약이 금방 얼어붙어 효과적인 소독을 통한 차단 방역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선 우리의 관심은 이 추운 겨울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어떻게 활동할 것이며 날씨가 풀릴 경우 다시 창궐할 것인가에 쏠려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구제역은 계절과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으며, 구제역 바이러스가 열에는 약하지만 추위에는 강한 편이어서 더 위험하다고 한다. 그러니까 겨울에도 구제역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어 비록 소독 등 차단 방역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결코 방역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
6·2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새해에는 일선축협의 조합장선거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전국의 142개 일선축협중 올해 조합장임기가 만료되는 조합은 모두 54개로 이중 지난해 연말 선거를 치른 2곳을 제외하더라도 52개의 조합이 선거를 치르게 된다.상반기에만 무려 50개 조합에서 치러질 선거러시는 뜻있는 협동조합인은 물론 축협을 걱정하는 많은 축산인들에게 기대와 함께 적지 않은 걱정도 안겨주고 있다. 선거를 통해 훌륭한 지도자를 재신임하거나 새 지도자를 발굴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지만 혼탁한 과열선거로 인한 후유증 또한 염려되기 때문이다. 정치민주화의 산물인 민선조합장선거가 협동조합 민주화의 상징이면서도 때로는 선거과열에 따른 잡음으로 인해 협동조합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역기능이 엄존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특히 올해 조합장선거는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상반기에 주로 몰려 있다는 점에서 더욱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조합장선거는 외견상으로는 지방선거와 관련이 없지만 선거의 속성상 관련성을 전면 부인할 수도 없는 것이고 보면 경계해야 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여야 대립이 극에 달한 정치권의 사정상 6·2 지방선거는 여야가 선거승리에 사활을 걸 것이
2010년 새해다. 새천년의 새벽이 열린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10년이 가고 또 새로운 10년을 시작하고 있다. 새 아침의 찬바람을 맞으며 맑은 정신으로 옷매무새를 고치고 우리에게 새해는 어떤 해가 될 것인가 생각해 본다.우리가 축산물 시장을 개방하기 시작한 지 내 후년이면 20년이다. 그러니까 지구촌의 무한 경쟁시대에 내몰린 지 20년 가까이 된다. 때문에 우리는 국내 전반적인 경제 전망은 물론 세계적 경제 전망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다행히 세계 경제의 호전과 함께 국내 경제도 호황이 예상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세계경제는 미국 등 선진경제권의 완만한 회복세와 중국, 인도 등 신흥 경제국가의 경기 회복이 세계 경제를 호전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도 이 같은 요인으로 인해 올해 세계경제가 3.1% 정도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맞물려 국내 경제도 파란불이 켜지고 있다. 국내 주요기관의 올해 국내 경제성장 전망을 보면 한국은행이 상반기 5.9%, 하반기 3.4%, 한국개발연구소는 상반기 6.9%, 하반기 4.3%, 삼성경제연구소는 상반기 6.0%, 하반기 2.9%의 성장을 각각 전망하고 있다.이